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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팁 문화, 정착되어도 괜찮

by COMMA MAGAZINE


요즘 팁 서비스를 도입한

식당과 카페가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대로 팁 문화가

우리나라에 정착되어도 괜찮을까요?




지난 7월에도

"직원이 친절했다면 테이블당 5천 원 이상의 팁을 부탁드린다"라는 안내문을 게재한 식당과

카운터에 팁 박스를 비치한 카페 등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팁 문화가 이전부터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전에도 고깃집이나 횟집에서 손님이 기분에 따라

점원에게 팁을 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객의 의사와 무관하게 가게 측에서

팁 제공을 권유하는 것은 결이 다르기에

부담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팁 요구 행위가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불법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팁 지불을 권유하는 음식점 대부분이

팁은 선택사항일 뿐, 의무는 아니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팁 문화가 자리 잡는 것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팁 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냉랭합니다.


우선 팁이 활성화된 서구권과 비교해보면,

미국은 직원 시급을 법적 최저임금보다 낮게 주는 대신 팁으로 임금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최저임금이 의무화됐기 때문에

팁 문화가 필요하지도 않고, 취지에도 어긋나며,

사실상 고객의 부담만 늘어나는 것이죠.




심지어 미국도 '팁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과도하게 팁을 요구하는 문화에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만

팁을 내면 됐다면,

이제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는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팁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팁 문화를 섣불리 들여왔다가

기존 가격 외에 추가 비용을 내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팁 문화가 들어오면 팁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예전에는 직원이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했다면,

이제는 손님이 팁을 주면 친절하고

팁을 주지 않으면 불친절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무인 주문 결제기를 도입한 '셀프 서비스'

매장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팁 문화를 받아들이자는 것 또한 어불성설입니다.

'서비스를 제공받았다'라고 하기엔

직원과 마주할 일도 거의 없기 때문이죠.


사실상 팁은 서비스에 대한 고마움이 아니라

우회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팁 문화가 자리 잡으면

가격 인상 효과는 물론이고 서비스의 편차와 상관없이 팁을 내야만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데요.


친절한 종업원에게는 팁을 기꺼이 제공할 수 있겠지만, 불친절한 종업원에게도 팁을 제공해야 한다면

그다지 달갑지 않겠죠.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팁을 아예 주지 말자는 뜻이 아닙니다.


팁은 서비스를 받은 손님이 선의로 베푸는

'보너스'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보너스를 정당한 요금인 것처럼 의무적으로

받아내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팁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팁 문화가 과연 정착될지, 정착된다면

어떤 형태로 자리 잡을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팁이 더 좋은 서비스 제공에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서비스의 질과 무관하게

고객이 당연지사 지불해야 하는 요금으로

자리 잡아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친절한 직원에게는 보너스 팁을,

불친절한 직원에게는 마이너스 팁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서비스에 상응하는 정도로만

팁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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