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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아범 일기 May 31. 2024

#21 어머니께 쓰는 편지

(773일째 기록)


5월, 가톨릭에서 보내는 성모의 밤의 편지를 쓰고 읽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말했다.

"이제 걱정하지 않을게요."

항상 기도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살아가겠다고.

가족의 손을 잡고 마음의 문을 열겠다고.

잘 될거라는 말만하는 것을 넘어

이미 잘 되었다는 확신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결혼식 날, 사진 속에서는 환하게 웃고 있지만 마음이 불안한 나와 달리

은은한 미소로 버팀목이 되어준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하는 5월의 마지막 날.


사진 양쪽에 있는 아버지와 동생의 든든함. 앵글 밖의 아내와 가족에게도 감사를.


 돌이켜보면, 어머니는 항상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기도만 하는 어머니가 답답해 보인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엄마는 지금 행복해?" 어머니의 답은 간단했습니다. "응. 가족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서 행복해." 하고 싶은 기도를, 가족을 위해서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에 행복을 찾은 어머니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반면,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하느님이 없다고 외치며 웅크리고 있는 중학생의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고, 꿈꾸었던 일을 찾아서 시작했습니다. 일 안에서 행복을 찾았고, 중2병이 걸렸던 아이가 더 행복해지려면 가족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제야 어머니의 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가족은 함께 밥을 먹는 '식구'를 넘어 ‘손을 잡아주는 사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성모님. 당신처럼 제 삶을 곰곰이 되새기니까, 당신 삶에 깃든 ‘함께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성령으로 낳으신 아드님의 생에 묵묵히 함께 해주신 사랑이 감사합니다. 잃으셨던 예수님을 다시 찾으실 때 채근하기보다 수용하신 넉넉함이 감사합니다. 아드님이 수난하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실 때도 함께하신 당신의 눈물이 감사합니다.


 당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담아, 부모님의 아들로, 아내의 남편으로, 아들에게 아버지로 순명하며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마음의 손잡이는 안쪽에서 있어서 자신만 열 수 있다는 말처럼, 주어진 상황에 순명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도 자신이라는 걸 기억하며. 아멘.


- 성모님께 드리는 편지 中 일부 (202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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