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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고 Nov 03. 2022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추억

잭 호이어의 증언 2

1982년 6월 25일 오후 4시 비엔의 엘리트 호텔에서 주주총회가 열렸다. 40명 정도의 대주주들이 모였다. 회의 몇 시간 전에 월터 라이저가 나는 해고될 것이며 윌리 모니에르가 나의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라고 귀띔 해주었다. 내가 해고될 것임은 예상하고 있었기에 그리 놀랍지 않았다. 남은 문제는 숙모님이 살고 계시던 집이었다. 돌아가신 삼촌이 창업자의 한 분이었고 회사가 월세를 대신 내주던 집이었다. 그런데 더 이상 회사와 관계가 없으니 월세 대납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만은 안됩니다. 그분은 이미 대부분의 재산을 잃었어요. 숙모님의 주식은 이제 아무런 가치도 없어요. 월세 대납을 당장 중단하는 건 지나친 처사입니다. 숙모님은 암에 걸리셨어요. 그러니 오랫동안 부담이 되지도 않을 겁니다."


그때를 회상할 때, 지금까지도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발렌틴 피아제이다. 호이어 인수의 포커판 뒤에 숨어서 줄을 잡고 있던 인물이다. 동료 기업가로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이 회사의 인수가 진행되는 동안, 그리고 인수 결정이 난 후에조차 나에게 다가올 용기조차 없었던 것 같다.


그 날밤 나는 굴욕감으로 완전히 파괴되어 베른의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와 두 아들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저녁을 먹는 가족들에게 호이어는 더 이상 우리의 회사가 아니라고 알려주었다. 막내아들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가슴이 더 쓰라렸다.



내 인생 최악의 추억이다. 30년이 지났어도 자세히 설명하기 힘든 감정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 아마도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다.


1982년 6월 28일 월요일이었다. 나는 비엔의 회사 본부로 돌아왔다. 모든 직원들을 회의실에 불러 모았다. 직원들에게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열심히 싸웠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실패했다는 것도... 경리책임자였다가 사장으로 선임된 윌리 모니에르에게 다가갔다. 


"모니에르, 당신이 이겼소. 이 힘든 일에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창업자 가족이라는 느낌으로 일을 계속해주길 바랍니다."


몇 분 후 윌리 모니에르와 이전의 내 사무실에서 만났다. 가지고 가도 될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 책상과 그 속에 든 물건, 의자, 두 개의 책꽂이와 책들, 타이프라이터와 리스 기간이 남은 회사차는 가지고 나가도 되었다. 내 책상의 서랍들에는 회사 역사에 관련된 서류, 우리 가문의 기록들이 있었다. 이날 이 짐들을 베른의 집으로 가져와 치워 놓았던 다락방에 옮겨놓았다. 나의 임시 사무실이었다. 다행히 나는 개인적인 빚은 없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금은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다. 50세 생일이 되기 5달 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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