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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song Kwon Nov 11. 2024

나는  나대로!

인류가 40년전 발사한 보이저 1호는 지구로부터 250억km나 나아갔지만, 

지구 내부로는 20km밖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세상밖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몇십만km를 걸어왔을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내면으로는 한발자국이라도 도달해본적이 있을까. 

세상만사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서 내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소리를, 

한번이라도 귀 기울여 들은적이 있었나. 


나는 내가 뭐라도 될것 같았다.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돈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남의 눈치를 많이보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난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대신 나는 '나'가 되려고 한다. 


사람들은 모두 수식어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돈 많은 나, 똑똑한 나, 완벽한 나, 친구 많은 나, 등등 

이 수식어들이 서술하는 본질은 모두 돈이 많고, 똑똑하고, 완벽한 등등이 아니라 '나' 자신에 불과하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돈이 없어도, 능력이 없어도 나는 항상 나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나'라는 고정불변하는 본질에 안주하고 살아가야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수식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것이지 발전을 멈추고 살아가야한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도전적이어야하고 과감해야하며, 혼란으로써 자기자신을 밀어붙혀야만 한다. 


기존의 것들을 파괴하는 혁신이 결국 발전의 토대라는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질서는 정체를 의미하고 

혼돈은 혁신과 진화를 의미한다. 

탈피를 하기 위해서라면 오래된 껍질을 깨고 나와야만 하고 

새롭게 태어나려면 껍질을 직접 깨고 나와야만 한다. 


우리사회에 통용되는 보편적인 상식, 통념들로부터 이격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한다. 

상식과 관념을 부정하라는 말이 아니고

중요한것은 나를 둘러싼 외부 공기로부터의 영향을 제거하고 

스스로 만든 세상이어야한다. 


이 과정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내 내면이,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어야한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와 같은 원론적인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져야만 한다. 

외부의 영향으로 인해 자가당착에 빠지지 말아야한다. 


나는 아직 껍질을 깨고 나오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나로 살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이 혼란한 자아성찰의 시기가 

껍질을 직접 깨고 나오는 창조적 파괴의 전조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젠가 거울속에 비치는 온전한 나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그날을 고대해본다. 


결국 스스로의 모든 고민들과 불안들은 모두 소크라테스의 그 유명한 하나의 문장으로 귀결된다. 

'너 자신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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