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준비 하라!
허탈해진 선비가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터덕터덕. 발걸음엔 의욕이 없었고,
아직 숨은 쉬고 있었지만,
본인은 이미 죽은 셈이었습니다.
“아, 목마르다… 죽겠네.”
말이 씨가 된다는 걸
선비는 그때까진 몰랐습니다.
산은 깊었고, 집은 없었고,
희망은 진작에 품절이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여인 하나가 보였습니다.
상 위에 그릇을 올려두고
뭔가를 간절히 빌고 있었습니다.
‘물이다.’
선비는 직감했습니다.
사람이 죽기 직전에 생기는
아주 정확한 오판이었습니다.
“아주머니~!”
선비가 헐떡이며 외쳤습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목이 너무 말라서 그러니
그 물을 한 모금만~”
여인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물 아닙니다. 죽입니다.”
선비는 웃지도 못하고 되물었습니다.
“죽이요? 아니, 죽을 앞에 두고
대체 뭘 하고 계신 겁니까?”
여인은 상을 향해 고개를 숙인 채 말했습니다.
“기도하고 있지요.
죽은 사람의 소원도 들어준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 순간,
산이 울렸습니다.
“모두~
죽을 준비를 하라!”
전설의 킬러가 부활했습니다.
그는 먼저 눈에 보이는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보이는 대로 전부 죽입니다.
바로 죽집이었습니다.
가게 앞에는 큼지막한 안내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공지사항》
• 죽은 사장님의 가업, 성업 중
• 죽은 고객 전용 : 무한리필
• 죽은 직원 호출 시 : 친절상담
《죽 메뉴》
1. 곡물죽
• 죽(백미죽) : 가장 기본, 속 불편할 때
• 미음 : 흰 죽보다 묽음, 회복기·금식 후 단계식
• 오곡죽 : 귀리·기장·조·현미 등 혼합곡물
• 보리죽 : 구수하고 소화 잘됨
2. 콩·견과 죽
• 검은콩죽(흑두죽) : 고소·고영양
• 팥죽 : 동지풍습, 단팥죽/팥알죽
• 녹두죽 : 열내림, 여름 해열식
• 깨죽(흑임자·백임자) : 고소·고열량, 노약자 보양
• 밤죽 : 달고 부드러워 어린이에게 인기
3. 뿌리·채소 죽
• 호박죽 : 달콤, 산모·어르신 회복
• 단호박죽 : 당도 높고 부드러움
• 감자죽 : 포만감↑, 글루텐 프리
• 고구마죽 : 달고 든든
• 당근·시금치·배추죽 등 : 색감·비타민 풍부
4. 육류·해산물 죽
• 소고기죽 : 이유식 기본, 영양 풍부
• 닭죽(삼계죽) : 보양식, 감기·기력저하
• 전복죽 : 고급 보양식, 산모식
• 굴죽 : 겨울별미, 철분·아연 풍부
• 새우죽·게살죽 : 감칠맛 풍부
• 생선죽(참치·대구 등) : 이유식·소화식
5. 한방·보양죽
• 인삼죽 : 기력 회복
• 대추죽 : 피로 해소, 감기 회복기
• 쌍화죽 : 전통 보양 느낌
• 약선죽 : 황기·산삼배양근 등 한약재 가미
6. 특수 목적 죽
• 이유식 단계식 : 쌀미음 → 야채죽 → 고기죽
• 저염죽 : 병원식·위장질환
• 저 알레르기 죽 : 현미·감자 등
• 고단백 영양죽 : 회복기·고령자용
• 다이어트 죽 : 귀리·보리 중심, 포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