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미는 행군한다
주식장터
- 개미는 행군한다
- 웅토닌
앞에서 한 걸음 내딛으면
뒤에서는 모두 달린다
앞선 이의 발바닥만 바라보고
개미는 행군한다
교차로에서
파란불이면 건너고
빨간불이면 멈춘다
그런데 이 장터에서는
파란불이면 손을 놓고
빨간불이면 손을 꼭 잡는다
그런데 너는 달랐다
파란불 아래서도
같이 가자며 손을 잡았고
빨간불 아래서는
잠시 멈춰 괜찮냐고 물었다
몇 차례 신호가 바뀌고
언제부터인지
그 친구는 보이지 않는다
묻는 대신
낯선 이의 손을 잡고 있다
절망처럼 손절을 배우고
신앙처럼 존버를 배운다
습관처럼 한 칸 전진 두 칸 후퇴
기도하듯 익절의 기쁨을
그렇게 개미는 행군한다.
코스피 5000시대라고 해서 주식장터에 들어와 보았습니다.
이 바닥의 기준은 철저한 이윤입니다. 어쩌면 어설픈 신뢰와 정 때문에 더 상처받는 관계보다 확실한 기준설정으로 행동하는 그들만의 세계를 봅니다.
때로는 투덜대고, 때로는 자신을 원망하면서도 결국은 자기 능력 만큼의 속도로 목적지를 향해 가는 개미들. 그런데 기관이라는 큰 손들의 의 움직임을 봅니다.
기관과 개미를 바라보다가 유격훈련 마지막 프로그램 행군을 떠올렸습니다. 행군 행렬 앞머리의 여유와 꼬리의 바쁜 발걸음, 어느덧 나 역시 행군하는 개미들 속에 끼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