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Zodiac] 에필로그

별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을 비추기 위해 있다

by 웅토닌

[K-Zodiac] 에필로그

-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

별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을 비추기 위해 있다


우리는 오래도록 별에게 미래를 물어왔다.

올해는 잘 될지, 이 선택이 맞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그러나 별은 한 번도 대답한 적이 없었다.

다만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대신 얹어 놓았을 뿐이다.


띠와 별자리는 처음부터 운명을 규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방향을 나누기 위해,

계절과 삶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상징의 언어였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 순간 그 상징을 질문이 아니라

판결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너는 이 띠니까 이렇다.”

“올해는 이 별이니 조심해야 한다.”


이야기는 설명이 아니라 구속이 되었고,

상징은 길이 아니라 울타리가 되었다.

K-Zodiac은 그 울타리를 부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 조금 다른 일을 하려 했다.

묻는 대신, 다시 걷는 것.

믿는 대신, 확인하는 것.


까치는 길흉을 예언하지 않았다.

다만 소식을 전했을 뿐이다.


소는 느림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호랑이는 폭력이 아니라 결단을 선택했다.


토끼는 도망이 아닌

생존의 리듬을 보여주었고,

곰은 버티는 시간이

얼마나 강한지 말해주었다.


고양이는 거리의 미학을,

말은 함께 가는 속도를,

사슴은 침범하지 않는 조화를,

오리는 경계를 넘나드는 확장을,

닭은 새벽을 알리는 책임을,


개는 신뢰가 무엇인지를,

돼지는 먹는 것의 소중함을 남겼다.


동물들은 말하지 않았지만,
살아가는 법을 모두 보여주었다.


우리가 잃어버린 균형과 리듬은

이미 숲에 남아 있었다.


이 숲은 동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다시 배워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한 기록이다.

이들은 미래를 맞히지 않았다.

대신 지금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비추어 보였다.


그래서 K-Zodiac의 별들은 하늘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

사람이 선택하는 순간,

사람이 한 걸음 내딛는 자리에서 잠시 빛날 뿐이다.


별은 멀리 있지 않다. 두려움 앞에서 멈췄을 때,

익숙한 이야기를 의심했을 때, 남들이 넘지 말라던 산을

조심스럽게 넘을 때, 그때 별은 생긴다.


이 연재를 읽고 자신의 띠가 무엇인지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지금의 당신이

어떤 이야기에 묶여 있었는지,


어떤 전설을 아직 검증하지 않았는지를

한 번쯤 떠올려 보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본편에서 불리지 못한 이름들이 있다.


허물을 벗느라 늦었던 존재,
장난 뒤에 진심을 숨겼던 존재,
날지 않고 기록만 남겼던 존재들.


외전은 중심이 되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아직 도착하지 않은 변화의 기록이다.
응답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변하고 있었던 시간들이다.


그래서 외전은 끝이 아니라
이야기가 다시 갈라지는 자리다.
별의 바깥이 아니라, 별이 생기기 직전의 숲이다.


K-Zodiac은 운명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이제, 당신은 어떤 이야기로
자신의 시간을 설명할 것인가.”


별은 미래를 맞히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내는 용기를 잠시 비추기 위해 있다.


— The End,
그리고 아직 쓰이지 않은 이야기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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