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개인 레슨을 시작하고 재등록까지 총 25회 차 레슨을 마치고 나서, 잠시 고민했다.
그룹레슨으로 갈까, 다시 개인 레슨을 등록할까.
조셉 필라테스의 말을 떠올렸다.
뉴 바디 New Body.
그는 30회 차를 하면 새로운 몸을 갖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30회 차까지는 가보자!
6월 10일 재등록을 약속하고 센터에 갔더니, 여태 몇 개월간 필라테스를 해왔으니 인바디 측정을 해보자고 권하길래, 궁금하기도 해서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나온 결과지.
2024년 1월 23일. 처음 상담 하러 가서 측정한 결과.
2024년 6월 10일, 총 25회 차 수업을 며칠 전에 마치고 측정한 결과.
1월 23일에 표준 이상이던 체지방률이 표준으로 줄어들었다!
기록 삼아 대문사진에 걸어둔다.
2회 차 재등록으로 총 38회 차까지 이어서 나갈 계획인데, 7월 말쯤 끝날 예정이다.
그때의 기록은 스스로 자랑스러울까, 아니면 그저 그럴까 아니면 부끄러울까.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운동의 매력이라면
다음 두 가지.
하나, 몸은 정직하다는 것.
술수, 꼼수 이런 게 통하지 않는다. 들인 공만큼 그대로 결과가 드러난다.
둘, 그나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대상.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더라.
모델 한혜진이 비슷한 말을 했다고 들었다. 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 것 투성인데, 그래도 몸만큼은 자기가 마음대로 해볼 수 있는 거라고.
물론, 동작을 하다 보면 이것조차 백 퍼센트 맞는 말은 아니다.
마음은 간절한데, 원하는 대로 내 몸이 움직여주지 않을 때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길들이면 길들이는 대로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보여주니 여기서 느끼는 작은 성취감이 쌓여서 몸의 변화와 더불어 정신의 변화도 만들어낸다.
운동센터에 가지 않는 날, 운동할 기력이 남아 있을 때는 혼자서 유튜브에서 클래식 필라테스를 검색해서 재생시키고 따라 하곤 한다.
영상 속에서 우아하고 완벽한 자세로 동작을 이어가는 강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매트 위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내 모습이지만, 그래도 나아지고 있고, 순서를 익혀가고 있는 이 과정을 즐기기로 한다.
그래도,
가끔 센터 강사님한테 묻고 싶을 때가 있긴 하다.
'저, 언제 캐딜락에서 공중 동작을 할 수 있어요?'
그러다, 아직까지도 내 체력과 수행능력이 그 단계가 아니니까 강사님이 지도를 하지 않은 것이다... 고 생각할 뿐.
티칭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다 보니, 나에게 티칭을 베푸는 그분도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나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무척이나 순종적인 수강생이다.
물론, 가끔 혹은 자주 수업 중에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잠깐만요. 잠깐 쉬었다 할게요.'
하하, 학교에서 학생들이
'선생님, 잠깐만 쉬었다 할게요.'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들을 잘 관찰하며 적절한 쉼의 순간도 제공해 줘야 한다.
상대방의 성장을 위해서 면밀히 관찰하고 적절한 쉼과 도전을 제공하는 것이 티칭의 한 기술이라면,
나 자신을 위해서 내가 베풀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