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를 쓰면 나아질까
우리 집에는 조명이 많다. 소파 옆, 탁상 위, 모든 방에도 하나씩 간접 조명이 있다. 하루 일과가 다 끝난 후 거실등을 끄고 마음에 드는 조명 하나를 켜 둔다. 공간 전체를 밝히는 천장 등 보다는 어둠속에서 은은한게 퍼지는 옅은 빛이 좋았다. 차분한 음악을 낮게 곁들이면 고독함이 자연스레 스며드는데, 그 조용하고 차가운 공기가 심신을 달래주는 듯 했다.
얼마 전부터 조명은 장식품이 되었다. 잠들기 전까지 형광등으로 생활하기 시작했다. 불안감이 급속도로 커진 이후부터 바뀐 생활 양식이다. 어둠이 깔리면 마음도 가라앉아 울적함이 고조되곤 했는데 그에 대항하여 본능적으로 밝은 빛을 갈구하는 모양이다. 더불어 음악 대신 예능 프로그램을 틀어놓는다. 비록 모니터 속이지만 내 옆에 누가 있다는 느낌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르더니 오늘은 기어코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왜 이럴까 나 자신이 이해 안 될 정도로 감정의 변화가 며칠 새 이뤄져 좀 웃길 정도이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을 바꾸어보고자 억지로 환하게 빛을 내고,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어본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아무렇지 않지 않다. 내일은 정신과를 알아봐야겠다. 억지로 괜찮아지려 애쓰다보면 나아질까. 그래야하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