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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에쓰이는 독자 Jun 24. 2024

안경원에서 있었던 일 06

눈이 나쁜 사람

띠로리로리     

20대 중반의 젊은 여성이 아이와 함께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안경을 맞추려고 왔어요. 눈에 통증이 생겨서 병원에 갔었는데, 원인 모를 병 때문에 시력이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안경을 안 쓰셨다고요?”     

“네, 원래는 눈이 좋아서 안경 없이도 잘 지냈어요. 그런데 최근에 시력이 많이 나빠져서요.”     

“운전은 하시나요?”     

“네, 운전은 안 해요. 지금은 눈이 아파서 휴대폰도 보기 힘들고, 그래서 안경을 맞추려고 왔어요.”     

나는 고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력 검사를 준비했다.      

“먼저 시력 검사를 해보겠습니다.”     

치잉 삐빅. 기계가 짧은 시간 내에 고객님의 시력을 측정했다.     

“고객님, 좌우 도수 차이가 많이 나는 데다 도수를 높여도 최대 시력이 0.6 정도밖에 나오지 않네요.”     

“좌우 도수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시력이 그렇게 안 나오는지는 처음 알았어요.”     

 멀리 볼일이 적다 보니 자신의 신체변화를 눈치채기 어려우셨던 듯하다.     

 “고객님은 오른쪽 눈은 아주 좋으신데, 왼쪽눈이 많이 안 좋으셔서 잠잘 때를 제외하고서는 안경을 꼭 착용해 주셔야 해요.”     

 “정말요?”


  ‘불편해서 싫은데’라고 작게 혼잣말을 하신다.     

 “보통은 안경을 착용했을 때 시력이 0.8, 0.9 정도 나와야 하는데 고객님 같은 경우에는 도수가 높은 것도 아닌데 시력이 많이 안 나오세요.”

 놀란 듯, 걱정스러운 듯 한 표정이다.     

 “지금이라도 안경을 잘 착용하셔서 ‘선명하게 보는 것.’에 익숙해지셔야 합니다.”     

 검사용 안경을 착용시켜 교정을 한 것과 안 한 것의 차이를 인지시켜준다.     

 검사용 안경을 착용한 상태로 이런저런 유의사항을 설명하며 눈이 익숙해졌을 때 다음 검사로 넘어간다.     

“약간의 노안도 있으셔서, 휴대폰 볼 때 사용할 안경과 외출 시에 사용할 안경을 각각 하나씩 추천드릴게요.”     

고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나는 그녀의 필요에 맞는 안경을 찾기 시작했다.     

“이 안경은 집에서 누워서 쉬며 휴대폰 볼 때 사용하기 좋습니다. 탄성이 좋아서 아이가 잡아당겨도 부러질 일도 적습니다.”     

집에서 누워서 쓸 것 하나 외출할 때 착용할 단정한 티타늄테 하나를 골라드렸다.     

“그리고 이 안경은 외출 시에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스타일도 세련되고, 안경알도 두껍지 않게 완성될 것 같습니다..”     

고객님은 안경을 차례로 착용해 보며 거울을 보았다.     

“두 개 다 마음에 드네요. 깔끔해서 맘에 들어요.”     

“아이가 마냥 어리지 않아서 잡아당기진 않겠지만 혹시 모를 충돌을 대비해서 안전한 제품들 위주로 추천드렸습니다..”     

고객님은 미소 지으며 안경을 선택했다.     

“이걸로 할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불편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방문해 주세요.”     

고객님은 감사 인사를 하며 안경을 챙겨 떠났다.      

 상대방에게 예상하지 못한 불행을 전달하는 것은 항상 조심스럽다.     

 내가 눈을 상하게 만든 것은 아니지만 괜시리 죄스럽달까.     

 하지만 나는 결과적으로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도움을 주었고, 그것을 아주 뿌듯하게 생각한다.     

 이번 고객님은 본인에게 닥친 불행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듯 보였지만, 또 모른다.     

 하지만 결국 하루라도 빨리 눈치채고, 수정하여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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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안경을 썼을 때 간판 글씨가 흐릿하게 보인다면 눈이 아주 나쁜 것이니 꼭 병원과 안경원을 적절히 방문하여 케어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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