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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에쓰이는 독자 Jun 03. 2024

안경원에서 있었던 일 05

변색안경

띠로리로리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안경구경 좀 해도 될까요.”

 “네 편하게 착용해 보셔도 됩니다.”
  밝은 목소리로 인사해 주시는 고객님.

 부드럽고 쾌활한 톤으로 인사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주변이 환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게 요즘 유행하는 것 같던데.”

 캐주얼한 투명 뿔테를 착용하며 나에게 의견을 묻는다.

 “잘 어울리시긴 한데, 고객님 얼굴이 너무 작으셔서 좀 더 작은애로 핏 하게 착용해 보시면 어떨까요?”

 고객님이 고른 것보다 조금 더 작은 사이즈를 가리키지만 고객님의 주관이 뚜렷해 보인다.

 “저는 박시(Boxy) 한 게 좋아서요! 이 정도가 딱 좋은 것 같아요.”

 “그러시군요, 확실히 잘 어울리시고 무엇보다 완전 대학생 같으세요!”

 어려 보인다는 말에 배시시 웃으신다.

 위층 사무실 직원분이라 몇 번  뵜었는데, 복장도 캐주얼하고 얼굴도 화사한 편이셔서 20대 중반정도로 보였었는데, 박시한 뿔테까지 끼니 대학생정도로 보였다.


 “이 테는 변색으로 하면 진짜 이뻐요.”

 “변색이요?”

 ‘그게 뭔가요?’라고 하는 표정으로 물으신다. 표정이 진짜 풍부하심.     

 “실내에서는 투명하고 실외에서는 선글라스처럼 색이 들어가는 거예요”

 “오, 그런 게 있어요? 아주 신기해.”     

 변색렌즈의 다양한 장점과 이런저런 단점들도 설명해 드렸다.

 “안 그래도 밥 먹으러 나갈 때마다 눈부셨는데, 너무 좋네요!”


 기본적으로 긍정적으로 사고하시는 듯하다. 

 가장 큰 단점인 차량에서는 색이 안 들어온다는 점.
  “괜찮아요 차에서 쓰는 앤 따로 있으니까.”     

 안경이 맘에 들으셨는지 계속 쓰고 계신다.     

 트렌디한 패션테에 가성비 변색 렌즈를 7만 원 선에 해결!

 “진짜 가성비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사무실 사람들한테 홍보 많이 할게요!”


 고객님의 호의에 기분이 좋아져서 괜히 더 꼼꼼히 살펴보고 고객님 얼굴에 헐렁하진 않은지 한 번 더 살펴보게 된다.     

 물론 고객님이 좋은 이야기를 안 해주신다고 해도 성심성의껏 서비스를 해드리지만, 이렇게 덕담을 해주시는 분들은 작은 것 하나라도 더 잘해드리고 싶다.     

 가공 후 마지막 피팅.     

 “오~ 알이 들어가니까 더 이쁜 거 같아요!”


 고객님이 거울로 이쪽저쪽을 보는 사이 나는 고객님의 귀 쪽과 코 쪽에 안경이 자리를 잘 잡았는지 확인한다.     

 “잘 사용해 주시고 혹시라도 AS필요하시면 편하게 방문해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항상 말을 이쁘게 해 주시는 고객님들 덕분에 힘이 많이 납니다.     

 PS. 내 얼굴보다 조금 더 큰 안경을 선택한다면 변색을 하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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