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엄마가 담가주신 김치를 꺼냈다.
잘 익은 냄새와 때깔이 침샘을 자극한다.
얼른 따뜻한 밥한술 위에 아삭한 김치를 올려
한입 가득 먹는다. 와 꿀맛이다. 근데 이상하다.
괜히 마음까지 꿀렁인다. 나를 위한 마음이 느껴져서일까
매일 바쁜 일상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부여받아 살다 보면 온전한 '나'로써의 나를 잊을 때가 있다.
분명 내 생각으로 내 몸을 움직이며 사는데
생각과 행동이 다른 것을 향해있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엄마의 김치에서 나를 위한 마음이 느껴져 괜스레 마음이 몽글거렸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게 나를 위하는 것일까?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닐 듯하다. 꼭 남이 챙겨주지 않아도 된다.
내 생각과 에너지가 나를 향하면 된다.
예쁜 접시에 음식을 담아 나를 위한 밥상을 차려보는 것
이렇게 잠시 글을 쓰며 내 일상을 정리해 보는 것
평소 눈여겨보던 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 하는 것
미루고 미루던 연차를 내어 온전한 나의 시간으로 투자하는 것
공원에 나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것
포근한 이불 덮고 뒹굴뒹굴하며 좋아하는 영화를 트는 것
소소하지만 행복은 결코 작지 않은 마음
내가 나를 온전히 아껴주는 마음
그래서 가장 소중한 마음
나를 위한 마음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