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
아이들이 먼저 일어나 부산한 소리가 들린다.
거실로 걸어나가기만 하면 건물들 사이 저 너머로 해가 뜨는게 보이지만 솔직히... 해를 봐야 하나 싶다.
나만 생각하면 그냥 지나가고 싶은 새해 아침
그래도 아이들에게 같이 해를 본 기억을 남겨주고 싶어 일어나 본다.
해가 떠오르는 걸 보며 웃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그래도 잘 일어났다 싶었다.
일어났으니 떡국도 끓여야 하는데... 다시 침대로 가고 싶은 마음을 접고 카드를 뽑아본다.
라벤더, 페퍼민트, 세이지
역시나 라벤더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을 챙기느라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챙기지 못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오일, 라벤더.
라벤더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린다. 알싸하면서도 시원한 풀내음이 코끝을 스쳐 지나간다. 그 느낌이 가라앉고 나면 부드러운 단향도 아닌, 꽃향도 아닌 기운이 따라온다.
라벤더를 맡고 있으면 무언가를 더 하게 되지 않는다. 나를 멈추게 하는 향. 그 속에 잠시 머무르게 되는 향.
발걸음은 주방으로 향하고 천천히 떡국 끓일 준비를 한다.
아이들과 떡국을 먹고 식탁에 앉아 서로 2026년에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기로 한다.
문득 나를 위한 일 한가지씩 하기가 떠올랐다.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세안하기를 적는다.
늘 급하게 하던 일을 오늘은 나를 위해 다시 해본다.
꼼꼼히 씻고
천천히 바르고
잠시 마사지를 해본다.
당연했던 것들이
조금씩 나를 위한 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