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가 소중한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을 흔히 가치를 평가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시대에서 돈은 이러한 가치의 상징이자 가치 평가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그렇지만 돈이 소중한가, 즉 돈이 높은 가치를 가지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대답하기가 어렵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돈 이외에도 가족, 친구, 사랑, 꿈, 명예 등등 정말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전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돈의 가치는 더욱 불분명해진다. 2021년에 발표된 17개국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14개국이 '가족'을 외칠 때, 한국은 유일하게 '돈'을 외치는 국가였다.
비록 물질적 부가 많은 국가들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물질적 부 자체를 1위로 두는 국가는 대한민국 뿐이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다른 가치들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던 편견이 깨지는 좋은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추가로 들었다 - 시간은 가치있는가?
아무리 돈에 대해서 부정하고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는 사람이어도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서 부정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시간이 없다면 우리에게 기다리는 것은 오로지 죽음 뿐이고 즐거움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을 시간이 없으면 누리기 어렵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시간이 정말 가치있는지 다시 한 번 질문해보자. 정말 시간이 가치 있는가?
나는 지금까지 25년 가까운 삶을 살아왔고, 그동안 느낀 것은 누군가를 평가할 때 그 가치는 단순히 지금까지 겪은 시간의 양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이가 많을 수록 존중받아야 마땅하다지만, 우리의 주변에는 같은 나이임에도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이 있는 반면 인간 말종도 존재한다.
특히 이런 생각은 나의 게으름, 주의 산만 때문에 더 심해진다. 특히 내가 공부를 하기 싫어서 미뤄두고 있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 내가 미루는 시간이 정말 소중한 것이라면 내가 놀면서 흘려보낸 시간들만큼 파멸해야 하는 것일까?
만약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면, 우리가 모두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는 만큼 자해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죽음까지 남은 시간을 아껴써야 한다는 말도 이와 같은 생각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생각을 거부하고 싶었다. 아무리 내가 놀고 쉬었다고 하지만, 우리가 즐거웠던 시간이 자해의 파멸로 바뀐다는 것은 너무 불안하고 무서운 이야기다. 그렇기에 도망치고 싶기도 했다.
그렇기에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은 단순하다. 우리는 이전에 했던 행동들을 잊지 않기 위해 일기장에 기록을 한다. 이와 같이 나는 내 생각의 궤적을 브런치에 적기로 했다.
목표는 시간이 소중한지 아닌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 제한 시간은 무제한은 아니지만, 정하는 순간 하기 싫어질 것 같으니 그냥 안 적는 걸로.
그리고 바람은,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공감하여 상처를 자연스럽게 치유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