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8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어봤더니 그동안 브랜딩에 대해 공부가 소홀했다는 걸 새삼 느낀다. 사례와 과정을 찾아보며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다짐).
또다시 백수가 된 또바기! 1번의 에이전시, 2번의 짧은 스타트업을 경험하며 이제야 조금 알게 되었다는 게 다소 바보스럽고 아직 서류 등등 완전히 처리된 상태가 아니지만 이번 퇴사를 통해 명확하게 깨닫게 된 부분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려 한다.
이 글의 제목이 다소 강요하면서도 부정적이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누군가가 2년 된 소규모 스타트업을 간다고 할 때 강력히 비추할 것임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지,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왜 또바기가 비추하는지, 만약 정말 가고 싶다면 어떤 장, 단점과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느낀 것을 작성해 보고자 한다.
1. 퇴사한 이유
- 사업 방향이 오리 무중이 되어 브랜드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가치 설립이 없기 때문에.
: 디자이너가 사업방향을 왜 생각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 도 있다. 경력 있는 디자이너가 스타트업에 입사를 결정한다는 건, 이 사업이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이곳에서 성장하고, 포폴을 쌓을 수 있는 아이템인지, 본인과 알맞은 아이템인지가 명확해야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입사한다. 투자자, 지원금에 의해 바람처럼 흔들리는 게 초기 소규모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이 설립 2년이 다 되도록 형상만이 유지되고, 서비스의 미숙함, 사업방향에 대한 흔들림 등 다양한 이유로 서비스에 고객들이 유입되지 않아 수익창출에 어려움이 있다. 그 시기가 되면 사업 전략과 함께 발맞춰 만들어가는 브랜드 디자이너는 IR덱, 서비스 소개서, 단순 그래픽 작업 이외에 브랜딩 작업은 홀드 될 수밖에 없다.
- 서비스 전략기획이 없으며, 없을 예정이며, 변화되는 서비스 방향성에 대해 공유가 되지 않기 때문
: 외주사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고, 브랜드 디자이너가 발맞춰 나가야 할 사업 방향성에 대해 공유가 되지 않은 채 그래픽 작업, 마케팅 홍보 같은 디자인 업무만이 진행되었다.
또바기는 사업 전략에 대해 모른다. 다만 사업전략과 브랜드 디자인이 발맞춰 가야하는 이유를 보여주고자 만들어 봤다.
- BX디자인에 대한 업무 영역에 대한 다른 생각
: BX디자이너는 이것저것 다 하는 사람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맞다. 정확하게는 이것저것 다 가능하게 브랜드 가치에 맞게 기본 디자인 방향성을 설계하는 사람이며, 가능한 영역은 참여하며 디자인까지 진행하는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은 이것저것 다 할 줄 알거나, 할 줄 몰라도 디자이너 본인의 경험을 쌓고자 한다면 해 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당연한 것은 아니다. 브랜딩이 홀드 되면서 또바기가 하던 업무들은 고객관리, 중간 템플릿 변경, 외주사 관리, 마케팅 업무에 필요한 이미지 및 그래픽, 간단 모션, 외주사례의 평균 데이터 분석, PPT 디자인, 한글파일 디자인 등이었다. 다른 원인으로 생긴 오류를 문제삼는 등 소통의 부재로 퇴사하게 되었다.
2. 2년 차 스타트업의 장, 단점 / 확인 항목
- 2년 차 스타트업의 장점
: 소규모 인원이라 메인으로 일하며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
: 한정된 업무가 아닌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 처음부터 끝까지 브랜드 설계를 해 볼 수 있다.
: 체계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
- 2년 차 스타트업의 단점
: 투자 상황, 서비스 상황에 의해 브랜딩이 홀드 될 수 있다.
: 브랜딩이 홀드 되면 단순 업무만 주어지는데, 사업의 재정립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필요 없는 인력이 된다.
: 소규모 인원이라 작은 행동, 말투에 민감하다.
: 체계가 없는 곳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 불똥이 튈지 모른다.
- 스타트업 입사 확인 항목
: 회사 설립이 몇 년 차인가(2년 차라면 투자와 지원금 문제로 인해, 서비스로 직접적 수익 창출 여부가 성과로 드러나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방향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2년보다는 더 되어야 한다)
: 스톡옵션을 준다, 우리 사업이 성공한다면 ~한 것들이 있을 거다. 하는 곳은 비추.
: 내부 직원 인원수, 직군(적어도 10인 이상, 제공하는 서비스에 맞는 주요 인력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 제공하는 서비스로 수익이 얼마나 나는가.
: 향후 사업 방향이나 서비스 방향 및 확장 가능성 여부(브랜드 디자이너의 지속적인 필요성 확인).
: 맡게 될 업무
: 진행된 디자인 스타일이 본인과 맡는지,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디자인 스타일.
: 토X처럼, 당X마켓처럼 등 유사 서비스의 성공한 유니콘 기업을 사례로 ~처럼 될 것이다.라고 한다거나,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소개하는 성공 비법과 유사 사례를 참고하는 게 아닌, 집착적으로 되고자 한다면 피하자.
: 본인들이 최초라고 자신하는 기업은 피하자.
: 면접 때 사람 좋아 보이는 곳보다는 명확한 태도를 보여주는 곳으로 가기를 추천한다.
3. 얻은 경험과 깨달은 점
- 브랜드 디자이너는 사업 전략과 함께 가야 한다.
- 해보지 못한 다양한 업무들을 해 볼 수 있었다.
- 체계가 없을수록 스스로 명확하게 정리하고 문서화해야 한다.
- 본인의 일에 대한 회고를 하고, 확신을 가져야 한다.
- 스스로에 대한 방향성을 계속해서 찾아보자.
- 업무적인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면, 큰 병에 걸리기 전에 떠나자. 지금 당장 금전적으로 힘들더라도 아픈 걸 참아가며 버티는 것만큼 나쁜 게 누적되는 건 없다. 멘탈이 강한 게 아니라 미련한 것이다.(물론 금전적인 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 버텨야 한다)
이렇게 생각나는 것들을 나열해 봤다. 지금까지 써 온 또바기의 지난 회사들에 대한 글들이 부정적일 수 있지만, 분명 좋은 점도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겨내는 힘을 가진 회사들도 있을 것이다. 또바기의 경험에 의한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작성했을 뿐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음 글
1.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학생때와 이직을 하면서 또바기가 느낀 것들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