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면?

by 두근두근

인생은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


매번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미루던 글쓰기의 첫 글이 이런 내용이 될 줄은 누군들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아니 상상조차 하기 싫을 것이다.


지난 금요일, 대장 내시경 후 CT를 추가로 찍으라는 말에 눈치가 빠른 사람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직감할 수 있었을까?


CT 후에 진찰실로 들어갔을 때 의사는 내시경을 진행한 의사가 아닌 진료원장으로 바뀌어 있었고 사뭇 분위기가 심각했다.


암과 전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의사의 말이 나에게 번역되어 입력된 것은 '대장암 4기 간, 폐 전이'였다.


주말 동안 최근에 암에 걸린 친구랑 의사 녀석들에게 연락도 해보고 유튜브 등을 찾아보며 그래도 대장암은 4기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말기랑은 다르며, 다른 암들에 비해 치료 예후가 좋다는 나름 희망적인 메시지를 찾을 수 있었다.


조직 검사 결과를 확인받으러 온 월요일, 4시까지 오라는 말에 당연히 4시 땡 하면 결과를 들을 수 있을 줄 알았으나 한가한 다른 진찰실과는 다르게 대기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었고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금요일 설명을 들을 때만 해도 대장암 4기는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를 한 후 암세포가 줄어들면 수술을 진행한다고 설명을 해주셨으나, 오늘은 나의 상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며 항암 치료를 받아도 수술은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평생 항암치료를 하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친절한 챗 gpt 선생님께 '대장암 4기인데 수술 없이 항암치료만 받을 경우 얼마나 살 수 있나요?' 물어보니 2~3년을 답변받았다. 거짓말에도 워낙 능숙한 분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거짓말 아니고 검증된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알려 준 거 맞죠?'라고 재차 물었더니 이번에는 생각을 꽤 길게 하셨다.


나름 심사숙고했다는 듯이 당당하게 2m 7s 동안 생각했다고 알려주더니 '앞서 알려드린 내용은 최신 가이드라인과 대규모 임상시험 및 공공 통계에 근거해 요약해 드린 것입니다.'라고 했다.


여러 전문 용어들이 난무하며 장황하게 설명된 챗 gpt 선생님의 답변이 나에게 번역되어 입력된 것은 '기대 생존기간 2~3년'이었다.


​오늘 날짜로 대략 만 46세 4개월, 만 50세조차 넘기기 힘들다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셈이다.


나는 존시처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이 암을 극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죽더라도 베어먼 영감처럼 누군가에게 삶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던져주며 세상을 마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