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94] 비폭력 대화-욕구 탐색

평탄함의 욕구

by 명경

'평탄함'의 욕구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평탄함의 욕구, 언뜻 보면 사람에게 이런 욕구가 있나 싶다.

비폭력 대화에서는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만나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욕구를 만나는 방법으로 욕구명상이란 방법이 있다. 욕구명상은 다양한 욕구의 말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그 욕구에 대하여 명상을 하는 것이다. 선택한 욕구 단어를 가지고 명상하면서, 그 욕구가 가득 채워졌던 경험이나 느낌을 떠올리고 내 몸의 상태와 감정을 관조하면서 욕구와의 연결을 경험하는 것이다.

비폭력대화 연수 중에 욕구 명상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양한 욕구 카드를 탐색하던 중에 '평탄함'이라는 욕구 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이 단어를 처음 봤을 때, 나의 느낌은 '평탄함이 과연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었다. '사람에게 평탄함이란 것이 과연 꼭 필요한 것, 즉 욕구라고 볼 수 있나?'라는 생각과는 별개로 내 삶이 평탄하지 않다고 느끼는 나로서, 평탄함이라는 단어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던 터라 그 단어로 욕구명상을 시작했다.

평탄함이란 단어에 집중한 명상의 시간은 나에게 평탄함이 인간의 욕구임을 깨닫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스스로 굴곡진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 나에게 평탄함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생각보다 일상적이고 평탄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굴곡과 파도는 따지고 보면 보통의 사람의 경우 보단 많을 수도 있고, 내 인생에 있어 매우 큰 파장과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일생 전반에 걸쳐 나의 삶을 관조해 보면, 그 파도와 굴곡은 지극히 일부분이었을 뿐 나의 일상은 평탄한 삶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사람에게 있어 일상의 평탄함이 무너지는 것, 일상이 파도처럼 너울진다는 것은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는 것을 반사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평탄함의 욕구와 연결되니,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욕구들이 떠올랐다. '안전'이라던지, '여유'와'평화'같은 욕구들이 평탄함과 연결되는 욕구처럼 느껴졌다.

일상의 평탄함이 무너진 사람들 또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쟁지역이나 분쟁지역 안의 사람들, 일상의 평탄함이 무너진 이들은, 그 욕구의 결핍으로 삶이 피폐해질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다. '평탄함'은 무엇보다 중요한 인간의 '욕구'다. 평탄함이 무너진 삶은 고통스럽고 쉽게 지쳐 나아갈 수 없게 한다.

'평탄함'이란 욕구는 평범해 보이지만 어떤 욕구보다 삶을 지탱하는 욕구이고 채워져야 할 욕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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