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휴식이 필요하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골몰하기에는 머리가 너무 아프다.
어제 과음을 한 탓에 몸이 너무 피곤하다.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 들어 과음은 피하고 싶어진다. 다음날 잃는 것들이 너무 많다. 맑은 정신상태가 주는 장점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술은 포기할 수 없다. 술이 없이 사는 삶은 상상도 하기 싫다. 적당히 기분 좋게 취하고, 다음날 힘들지 않을 만큼만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게 쉽지가 않다. 예전엔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뭐든 습관이 중요하니 술 마실 때 술을 조절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서 실행해 봐야겠다. 삶의 순간이 다할 때까지 조금이라도 좋으니 가끔 한두 잔씩은 술잔을 기울이며 살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하겠지.
오늘 정신적으로 힘든 까닭은 내 둘째 딸의 기일이라서 그런가 보다. 태어나 100일도 채 우리 곁에 머물지 못하고 별이 된 아이. 벌써 6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있고 납골당을 가는 횟수도 많이 줄었고 가끔 울컥 올라오는 것도 거의 없어졌다. 그래도 슬픈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실, 나는 죽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생각에 큰 변화가 없다. 주변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경험하는 것도 슬프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할 때도, 크게 두렵거나 하지 않다. 하지만 6년 전 오늘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슬픔을 경험했다. 항상 정신력 하나는 인정받았는데, 이런 나도 버티기 정말 어려웠다. 그때의 감정들은 경험했던 감정인데도 지금 그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조차 없다. 그 정도로 희석된 채 살아가서 이제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아침부터 울컥한 감정으로 시작했다. 올해부터 납골당을 갈 때, 첫째는 데리고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충분히 애도했고, 이제는 어린아이가 이 아픔을 잊어갈 수 있도록 되도록 둘째 이야기는 우리끼리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어제 첫째가 동생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애잔했다. 아직은 더 슬퍼해야 할 시간이 남아있나 보다. 나도 우리 가족들도...
하여튼, 이런저런 이유로 오늘은 그저 내 넋두리를 주저리주저리 써 내려가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다. 사진을 보면 항상 눈물이 터져 나와서 지울 수도 없는 사진들을 보지도 않고 가지고만 있었는데, 오늘을 휴대폰 속 사진을 좀 꺼내보고 슬퍼하다 잠드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