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에서 식도락이 주는 즐거움은 매우 큰 지분을 차지한다. '오늘은 뭘 먹지?'란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앤돌핀이 돈다. 하지만 이 즐거움에 큰 제동이 걸렸다.
요즘,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몸을 만들고 싶다거나, 바디프로필을 찍고 싶다는 대단한 목표가 아니다. 그저 늘어가는 배 둘레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렬하게 든다. 나잇살은 계속 붙는데, 무분별한 음주와 기름진 음식들은 나를 너무 볼품없이 만들어 놓았다. 볼품없다는 말은 너무 자학인 것 같고, 인류의 생명 연장과 젊음의 유통기한 이 길어진 이유로 인해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달까? 배 나오고 살찐 나의 모습이 조금 부끄럽긴 하다.
비만이라는 만병의 근원에 대한 두려움도 존재한다.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술도 먹는 것이 내 삶에 엄청난 즐거움인데, 어느 순간 건강악화로 이것들을 할 수 없다고 병원에서 판결이 나 버린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에게는 엄청난 공포다. 가끔 악몽을 꿀 때도 있으니 말이다. 스스로 관리할 수 있을 때 이 비만에서 벗어나, 운동도 하고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상태까지 만들어 보고 싶은데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어떤 때보다 몸을 정상으로 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터라, 느낌이 좋다.
사실, 힘든 내 마음을 푸념하고 싶어 쓰는 글인데, 글을 끄적이다 보니 나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우선, 게으른 내 생활 습관에 대한 업보일 것이고, 절제 없이 쾌락만을 좇아온 내 삶에 대한 당연한 결과인데, 이것을 되돌린다는 것에 고통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겠지. 조금이라도 이 고통을 덜어낼 수단은, 마음가짐이지 않을까 싶다. 고통을 좀 즐겨 봐야지. 가끔 저녁을 거르고 간헐적 단식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속을 비우면서 오는 기분 좋은 느낌이랄까, 편안한 느낌이랄까 하는 것들이 있다. 한참을 달리고 땀에 젖어 힘들고 지치지만 거기서 느끼는 상쾌함과 청량함도 존재한다. 항상 모든 일에는 양가적인 측면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서 부정적인 측면을 생각하기보다 어떤 것이 주는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많은 도움을 준다.
그저, 다이어트를 하느라 힘든 마음을 달래려 글을 쓰다,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