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서울은 멀다

by 갑비

두 세대전에 서울사람이라고 하면 사대문 안에 사는 사람을 뜻했고 김수현작가가 자주 쓰던 동네 가회동등 북촌이 주층이었다. 당시 경기중에 입학하던 수송 재동 교동 덕수가 몰려있었다.


서울의 한자는 瑞鬱로 상서로운 울타리다. 눈이 오면 사대문 안은 바람을 막아주는 분지명당이라 밤사이에 녹았다. 그래서 서울 사대문 안에서 출생한 사람은 초원의 광대뼈가 불거지지 않은 귀티가 있었다.


지난 50년 동안 울타리는 애초에 무너졌고 요새는 송파구 마천동이라는 곳까지 서울이라고 하여 20억대를 호가한다고 한다. 부모가 캐쉬를 지원해주지 않으면 서울사람이 되기 어렵다. 복운으로 진입한 젊은 부부인데도 양벌이로 억척스럽게 일하길래 물어봤다.


"이제 집도 있는데 왜 그리 치열하게 일들하시나"


"네, 오십 전에 벌말 큼 벌어놓고 일찍 은퇴하고 놀면서 살려고요"


요즘 젊은 사람들의 이재와 재테크는 상상을 넘는다.


반면에 아예 부모복도 없고 자력갱생도 못하는 애들은 결혼자체를 포기하고 부유하면서 산다.

봉천동의 舊村 같은 곳은 연립과 다세대 주택이 밀집돼있다. 대개 억센 연변족들이 잠식해 들어와 혼재돼 있다가 부딪겨 어렵게 되면 서울 같지 않은 서울에서도 빠져나간다.


지하철을 타고 짐짝이 되어 퇴근하는 애들을 보노라면 명품 하나씩은 메고 입고 있다. 자신이 그래도 명품이라는 대리만족의 마사지다. 그들에게 필요한 近思錄이 삼만오천리 떨어져 있으니 성현도 백수가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