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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랑말랑두부 Jul 14. 2024

쓸모를 찾아서-

성장의 양면

  지난달 한 부모님과 상담을 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보이는 행동 중 우리의 눈에는 '문제행동'으로 비치는 장면들이 더러 있다. 동생이 생기고부터 보이는 퇴행 행동과 질투, 생각이 자라면서 시작되는 떼쓰기와 고집 등은 '멀쩡하던 애가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하는 답답함을 낳기도 한다. 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라는 피드백을 주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발달 과정에서 겪는 자연스러운 일이 부모에게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은 아기가 바로 부모의 그 당혹스러움을 끄집어내어 자신에게 관심과 돌봄, 그리고 인정을 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출근을 하면 상자 텃밭의 토마토 곁 순을 먼저 살피고 원에 들어간다. 순 지르기를 해주면 본 가지가 잘 자라고 열매에도 양분이 아낌없이 간다고 어렸을 때 어깨너머로 배웠었다.


  곁 순을 따다가 '이놈의 곁 순은 쓸모도 없는데 도대체 왜 생겨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진화의 측면에서 곁 순을 갖고 있는 것이 생존에 더욱 유리한 강점이 있겠지- 객관적인 사실과 지식이 어떠한지는 잘 몰라도, 나와 이 토마토의 관계에서 그저 실존적으로 생각을 해보자면! 곁 순 덕분에 나는 토마토를 아침마다 살피고 물을 주며, 지지대를 손보고 시든 잎사귀를 정리해 주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도 계속적인 돌봄과 인정자극이 필요하나, 동생이 생긴다거나 적정 나이가 되어 형님답게 여겨진다거나 하면 부모의 주의가 조금은 느슨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같다. 그럴 때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다시 되찾고자 경보발령을 울리는 것 같다. '저 슬퍼요. 저 좀 봐주세요!' 하고 말이다.


  아이들의 행동에 그러한  순이 보일 때면 그저 따뜻한 보살핌의 손길을 줘서   어루만져주면 어떨까?   덕에 우리는 아이가  자라고 있는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아닌지 살필  있는 기회를 얻을  있을 것이다. 보아넘기기 불편한 행동과 감정들이 가지 사이로 삐져나오는 것이 보일 , 그러한  순을 길러내는 토마토를 탓하지 말고 관심 어린 손을 필요로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자.


  성장의 과정에 어찌 아름다운 모습만 있을 수 있을까? 성장의 양면을 수용하고, 토마토도 아이들도 관심과 사랑으로 가꾸고 돌보면 언젠가 열매라는 결실을 스스로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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