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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형 Jan 29. 2024

처음 제대로 만드는, 한의원 홈페이지



지금 홈페이지를 만드는 중입니다.  


늘 그랬듯이, 하나하나 직접 배워가며 만들고 있습니다. 도메인 등록, 호스팅 구매, 워드프레스 사이트 개설에 아바다 제작 툴 구매까지, 결국 여기까지 제 손이 닿게 되는군요. 참 쉽지 않습니다. 전문 업체에 맡기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래도 제가 직접 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그나마 인터넷 공간에 친절한 안내와 도구가 많아서 다행입니다. 



홈페이지 제작 도구에 대한 TMI    


늘 그렇듯 선택은 힘듭니다. 먼저 ‘워드프레스’라는 플랫폼을 골랐습니다. 이전에 ‘아임웹’을 잠깐 써본 적인 있는데 편의성이 조금 부족했고, 우리 나라에서는 ‘카페24’를 많이 쓰는 것 같지만 코딩 지식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워드프레스’는 자유도가 높은 장점과 함께, 홈페이지 제작 툴을 추가로 구매하면, 제법 괜찮은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호스팅은 ‘클라우드웨이즈’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잘 모르는 분야라서, 구글링으로 정했습니다. 가장 적은 1기가 용량에 블로그 추천을 보고 샌프란시스코 서버를 선택했습니다. 우리 나라가 주요 대상인데, 왜 미국 서버를 골랐을까요?  다시 선택하면 싱가포르 서버를 고를 것 같습니다. 언젠가 글로벌한 사이트가 될지도 모르니 미래를 위한 안목이라 위로합니다. 한 가지 더, 해외 결재가 필요해서 수수료를 돌려준다는 토스 체크카드를 만들었지만, 올해부터 카드 혜택이 사라졌습니다. 당분간 토스 앱에 접속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자, 이제 홈페이지 제작 툴이 필요합니다. 코딩은 어렵거든요. 저는 ‘AVADA’라는 툴을 골랐습니다. 다양한 디자인 옵션이 있고, 편의성이 좋고, 매뉴얼이 제법 자세한데다, 일대일 문제 해결 상담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물론 영어라서 조금 힘들지만, 우리 나라에는 이런 툴이 없기 때문에, 제법 큰 결심을 하고 결재를 했습니다. 아뿔싸, 1주일 후에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들어갔네요. 속이 쓰립니다. 


아바다 툴은 PC 홈페이지에 조금 더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디자인 옵션이 다양하고, 자유도와 편의성이 좋아, 모바일 홈페이지도 충분히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실수들을 반복하고 여러번 갈아 엎으며 몇 달을 컴퓨터 앞에서 끙끙거린 결과, 겨우겨우 새로운 홈페이지를 오픈했습니다.          



홈페이지 이름은 Hanisa 입니다. 


이름 정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제 이름을 넣어볼까 싶었지만, ‘최민형’ 이름을 영어로 넣고 읽으려면 쉽지 않습니다. 저의 필명인 ‘모던한의사’는 어떨까요? Modern? MD? MDHanisa? 계속 고민을 하다, 결국 간단하게 Hanisa로 정했습니다. 


Hanisa, 한의사를 우리 말의 발음 그대로 영어로 옮겼습니다. 괜찮죠? 읽기 편하고 글자수도 적습니다. 언젠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정보를 올린다면 접근성이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구글링을 살짝 해보니 Hanisa는 아랍어로 Beautiful night라는 의미이고, 여자 이름으로 많이 쓰는 것 같네요. 아름다운 여성을 상상하고 홈페이지에 들어왔는데, 저의 사진을 보고 실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도메인은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해서, hanisa.kr로 홈페이지 도메인 주소를 정했습니다.  



10년만에 처음 제대로 만든 홈페이지 


사실 제대로 홈페이지를 만든 건 처음입니다. 한의원을 시작한 처음에는 네이버 블로그를 활용했고, 3년 전에 웹페이지 몇 개로만 간단한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홈페이지, 블로그, 포스트, 홈페이지까지 이곳 저곳에 정보가 퍼져 있으니, 관리가 어렵고 보기에도 좋지 않았죠. 요즘 네이버 검색과 블로그 영향이 줄어드는 경향이라, 자체 홈페이지 제작의 필요성이 더 커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10년이라니, 다른 병원과 비교해서 많이 늦었습니다. 보통 그럴듯한 홈페이지와 멋진 프로필 사진은 병원 개업과 한 세트입니다. 경력이 적은 의료인도 화려한 포장으로 감싸 안으면, 제법 신뢰가 있어 보이거든요. 그러고보니 프로필 사진도 개업하고 5년이 지나서야 처음 찍었네요.   


저는 그게 힘들더라구요. 나름 열심히 공부하면서 진료하고 활동하고 있지만, 아마 제 내면의 마음은 아직 준비가 안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한의원에 시계 하나를 다는 것도 1년이 걸렸습니다. 왠지 한의원 문을 닫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시계를 달 자격이 생기는 것 같았거든요. 물론 마음에 드는 시계가 살짝 비싸기도 했지만요. 그 시계는 다행히 지금 한의원에서 멈추지 않고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10년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홈페이지에 나의 진료와 생각을 편하게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은 자신감이 듭니다. 인터넷 공간에 홈페이지 하나가 뭐라고, 이렇게 고민하나 싶지만, 저 스스로를 충분히 담금질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아무튼 저도 이제 홈페이지가 생겼습니다.   



홈페이지 기반으로 한의원을 개편합니다. 


나름 많은 고민으로 만든 홈페이지라서, 여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병원 이용에 대해 자세히 담고, 많은 건강 정보를 보기좋게 올릴 거에요. 한약 안내도 웹페이지 형식으로 보낼 계획입니다. 우리 아이만의 페이지에서, 체질과 건강, 성장 상태를 확인하고, 관련 건강 정보와 체질 밥상까지 이어진 링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완성되면, 다음은 영어로 번역해서 한의학 정보를 해외에도 소개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몇 년 전부터 계획해왔던 새로운 한의원 플랫폼입니다. 그러려면 제가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어야 했어요. 하고 싶은게 많은데 업체에 맡기면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거든요. 이렇게 할 일이 산더미처럼 불어 버렸습니다. 차근차근 하나씩 진행해봐야죠. 계획대로 잘 된다면, 아마도 꽤 괜찮은 아이 건강 정보 웹사이트를 만나보실 수 있을 거에요. 바로 hanisa.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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