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 그들의 유산.
이 글은 아스트로봇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2024년은 바야흐로 jrpg의 연도였다.
전작에 이에 엄청난 투자로 게임 속 콘텐츠를 가득 채운 스퀘어 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 7 리버스'
jrpg로의 변화를 완벽하게 굳힌 후속작 세가의 '용과 같이 8'
명작의 리메이크 아틀라스의 '페르소나 3 리로드'
현대 jrpg의 기준을 또다시 새로 잡은 아틀라스의 '메타포: 리판타지오'(연타석 홈런!)
시리즈의 역사를 자랑하는 작품들이 모두 메타점수 80점 후반에서 90점을 뛰어넘으며 나온 2024년은 나 같은 jrpg 덕후에겐 역대급 해였다.
한 해의 게임들을 정리하는 비디오 게임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인 더 게임 어워즈에서도 이 게임들은 좋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최고의 RPG, 최고의 내러티브, 최고의 아트 디렉션까지 받으며 올해의 게임(GOTY)의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jrpg게임을 꺾은 한 게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팀 아소비의 '아스트로봇'
고티를 받기엔 다소 가벼워 보이는 이 게임. 도대체 어떤 힘을 가지고 있어 승리할 수 있었을까?
팀 아소비가 뭐임?
팀 아소비를 알기 위해서는 SIE재팬 스튜디오를 알아야 한다.
닌텐도에 비해 IP의 부분에서 큰 약세를 보인다고 평가받는 소니지만 그럼에도 귀중한 IP가 분명 존재했다. 삐뽀사루 겟츄!, 나의 여름방학, 파타퐁, 토로시리즈 등이 이러한 존재들이다. SIE재팬은 이 게임들을 만들었다.
우에다 후미코를 비롯한 유능한 게임 개발자들이 있던 SIE재팬 스튜디오는 완다와 거상, 그래비티 러시 등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작품들도 만드는 소니 IP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플스의 새 기기가 나올 때마다 보여준 아스토로봇 시리즈는 그 기기의 특징을 도전적이고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20세기부터 소니와 함께한 이 개발사는 2021년 7월 해체를 맞는다.
개발사가 잘못을 한건 아니었다. 그저 소니에서 기존 유럽의 개발사를 지원하던 'SIE SDEV 유럽'을 아시아 지역도 담당하게 바꾸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시아를 담당하던 'SIE 재팬'은 자연스레 설자리를 잃었고 개발진들은 떠나갔다.(사실상 쫓겨났다)
하지만 끝까지 남은 개발진들이 있었다. 바로 아스트로봇 개발진이었다. 이들은 남겨진 곳에 팀 아소비라는 이름을 걸고 그들의 떠나간 IP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호평을 받은 아스트로 플레이룸의 후속작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스트로봇의 차별점
아스트로 플레이룸에서 게임성은 크게 바뀔 필요가 없었다. 이미 완성형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듀얼센스 활용의 답지가 전작에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콘텐츠였다. 플레이타임을 늘리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계속 붙잡아두는 요소가 필요했다.
그곳에서 IP가 활용된다. 팀 아소비는 소니의 대표 IP를 콘텐츠에 접목시키기 시작한다. 단순히 피규어 수집과 같던 전작에서 발전하여 그걸 플레이로 이어간다.
크레토스의 도끼, 드레이크의 총, 에일로이의 활 등 들으면 알 정도의 자사 대표 프랜차이즈의 인물들에게서 무기를 받는다. 그러면 그 게임과 관련된 스테이지가 펼쳐져 있다.
그 디테일은 마치 게임 하나하나를 만들어놨다고 해도 될 정도이다. 한 게임처럼 보이던 아스트로봇은 사실 여러 게임들의 종합 패키지였다.
플스 진영의 대표작 '갓오브워', 아스트로봇은 크레토스를 닮은 친구에게 도끼를 받아 새로운 기술로 고난을 해결한다.
팀 아소비는 유명한 게임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그들의 전신에서 만든 대표작 '삐뽀사루 겟츄!'를 잊지 않고 아스트로봇의 한 부분으로서 헌정하였다.
삐뽀사루와 그들을 쫒는 주인공 '카케루' 과거의 게임이 현대의 기기로 재탄생되었다!
스튜디오가 폐쇄되며 다시 못 볼 것이라 생각된 이 게임은 당당히 최고의 게임의 가장 좋은 자리에서 부활하였다.
'삐뽀사루 겟츄!'가 그 당시 최초의 듀얼쇼크 전용 게임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최고의 듀얼센스 전용 게임 '아스트로봇'에서의 등장은 의미심장하다.
SIE재팬시절 작품들은 이외에도 곳곳에 포진되어 플레이어들을 맞이해 준다.
이젠 다르게 보이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쟁쟁한 경쟁작들이 즐비했던 2024 더 게임 어워즈, 역사가 긴 시리즈작 사이의 아스트로봇은 다소 한없이 얕아 보이고 가벼워 보였다.
하지만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되듯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의 자신을 버리지 않고 그것들을 게임에 품은 이 게임은 오히려 무엇보다 무거운 '진짜'였다. 이 글을 통해 아스트로봇이 다르게 보인다면 필자는 성공한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