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성공한 덕후, 역전검사

아는 만큼 보인다. 멀리서 봐야 보이는 것

by 게임안경


"이의 있음!"


긴장감 넘치는 재판장에서 벌어지는 공방전! 그리고 위기에 닥쳤을 때 나타나는 발상의 전환과 이의제기. '나루호도 류이치'라는 주인공을 기반으로 진행된 <역전재판>은 3편까지 승승장구하며 진행되었다.


"이의 있음!"이라고 외치며 손을 뻗는 모습은 게임 좀 해본 사람들은 모두 알만큼 유명하다.
https://www.ace-attorney.com/trilogy/us/title/1/


시리즈의 제작자인 타쿠미 슈는 3편에서 나루호도 류이치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4편을 기획한다.

하지만 어디 가나 어른의 사정은 존재하기 마련.. 팬층 이탈을 우려한 윗선은 조력자로 나마 나루호도를 등장시키길 희망한다.


새롭게 만들고 싶은 마음.. 포기할 수 없는 전작 주인공.. 여러 가지를 신경 쓴 탓일까?

<역전재판 4>는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되었다. 새로운 주인공은 기존의 주인공에게 묻혀 존재감이 흐릿해졌고, 기존의 주인공은 기존의 캐릭터성이 파괴되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달라졌다.


이후 타쿠미 슈는 역전재판 시리즈에서 물러나게 된다.


제작자가 없어진 위기의 역전재판, 그것을 다시 소생시킨 것은 한 명의 팬이었다.



역전재판 3은 언제 나오나요?


역전재판 시리즈를 만든 회사 캡콤의 최종면접, 한 청년이 위의 내용을 질문한다. 이미 게임을 제작하고 싶어 참지 못하는 모습. 를 알아본 캡콤은 그를 타쿠미 슈의 밑에 투입한다.


닌텐도 ds 이식판에 추가된 에피소드 '소생하는 역전'을 시작으로 제작에 참여한 그는 타쿠미 슈를 따라 <역전재판 4>를 제작했다. 작품의 평가가 부진했던 한편 그의 뛰어난 시나리오 라이팅 실력은 회사 내에서 주목받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야마자키 타케시, 그 후 그는 회사로부터 스핀오프작 <역전 검사>의 개발을 제안받게 된다.


<역전검사>의 제작자 야마자키 타케시


팬이 만드는 역전재판


보통 제작자가 바뀌면 자연스럽게 불안감이 들게 된다.


기존의 제작자와 다른 캐릭터 해석으로 인한 캐릭터 붕괴

다른 방향성으로 인한 장르의 변화

시리즈의 애착이 부족함으로 인한 퀄리티 저하

이러한 제작자 한 명이 바뀜으로써 벌어질 수 있는 문제들을 우린 종종 목격해 왔다.


하지만 마자키에게는 그러한 문제가 통하지 않았다.


자신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게임에 넣을 정도로 야마자키는 진심이었다.


<역전검사>는 기존의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 매력을 잘 살렸다.

특히 기존 에피소드에서 지나치듯이 등장했던 캐릭터마저도 구석구석 카메오와 같이 등장시키며 작품을 더 풍성하게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 추가된 등장인물들도 기존의 인물들과 잘 어우러져 팬들을 만족시켰다.

그의 역전재판 덕력으로 인한 이해도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시리즈의 감초 같은 증인 '오바 카오루' 야마자키는 그녀를 메인 히로인으로 할까 생각했다고..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역전검사는 변호사가 아닌 검사가 주인공인 만큼 역전재판과 달리 재판이 주가 아니라 사건현장에 대한 수사와 추리가 주가 되었다.

사실 역전재판은 변호사가 재판장에서 추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 부분에서 <역전검사>는 팬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로직 등의 역전 검사 고유의 수사 시스템을 잘 섞어 역전재판과 다른 고유의 재미를 했다.



계속되는 승승장구


<역전검사>는 <역전재판>과 큰 차이가 있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역전재판>과 달리, <역전검사>는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경향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후속작, <역전재판 2>에서 정점을 찍었다.


<역전검사 1>은 첫 시도였던 만큼 스토리의 완성도에 애로사항이 있었다.

아쉬운 분량, 부족한 주제의식, 스토리적 임팩트 부족 등 전체적으로 좋은 작품이었지만 고칠 점들이 있었다.


<역전검사 2>는 그러한 점들을 정면돌파하듯 완벽하게 돌아왔다.

시리즈 손가락에 드는 긴 플레이타임과 함께 치밀하게 이어진 에피소드들은 결말부에 그 떡밥들을 전부 해소하며 엄청난 임팩트를 준다.

그리고 세대를 오가며 말하는 주제의식은 플레이어에게 큰 여운을 남긴다.


결국 <역전검사 2>는 <역전재판 3>, <대역전재판 2>와 함께 시리즈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화려하게 돌아온 <역전검사 2>
https://www.ace-attorney.com/investigations1-2/ko-kr/titles/2/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다른 2개의 작품과 달리 이 작품은 타쿠미 슈가 아닌 역전재판의 팬, 야마자키 타케시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당연히 이 작품도 기존의 제작자가 만들었다고 생각했고 제작자가 다르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작품에 전혀 위화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이해도를 보인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바통을 이어받다


성공적으로 외전을 마무리한 결과 야마자키는 역전재판 시리즈의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역전재판 4>로 인해 혼란에 빠진 시리즈, 야마자키는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주인공 '키즈키 코코네'와 매력적인 상대편 '유가미 진'이 새로 등장한 <역전재판 5>! 이 작품은 3인의 주인공 기반의 파트분배를 성공적으로 루어냈다.

또한 나루호도를 다시 변호사로 복직시킴으로써 기존의 팬들의 성난 민심을 진정시켰다.


이후 6편에서 더욱 올라간 완성도와 함께 시리즈 최고 수준의 스토리를 제작함으로써 타쿠미 슈 없는 <역전재판>은 다시금 팬들에게 인정받게 된다.


4, 5, 6편은 더 이상 나쁘지 않은 게임이 아니다.

1,2,3편 트릴로지와 견주어도 될 만큼의 좋은 작품이 되었다!


4,5,6편을 묶은 <오도로키 셀렉션>. 1,2,3편 합본 편과 같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리즈의 팬이 시리즈를 되살린 것이다!



성공한 덕후


성공한 작품을 이어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는 낙인은 지워지지 않아 과소평가받는 경향이 있다. 전 제작자의 그늘을 벗어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때때로 기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만드는 사람보다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이 제를 정확히 아는 경향이 있다. 작품에 가까울수록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멀리 있는 사람이 유리해지는 것이다.


야마자키 타케시는 이처럼 유리한 사람이었다.

그는 단순히 제작자로서 작품에 다가가기보다, 팬으로서 사랑을 담아 조망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그가 제작자가 되었을 때 좋은 자양분이 되었다. 거기에 추가 노력은 자신을 포함한 팬을 만족시킬 게임을 탄생시켰다.


게임은 바로 <역전검사>.

팬의, 팬에 의한, 팬을 위한 작품이었다!


<역전검사 1>
https://www.ace-attorney.com/investigations1-2/ko-kr/title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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