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거인 Jul 15. 2024

선녀가 되고 싶은 날





 며칠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 시간을 이용해 미루고 있던 감자를 서둘러 캤다.

캔 감자는 빛이 들어가지 않게 종이박스에 넣어 그늘에 보관했다.  감자나 고구마는 캐서 바로 먹으면 맛이 없다. 일주일정도 지나면 수분이 빠지면서 맛이 들기 시작한다.

이대로 장마가 끝나나 했는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니 부침개가 먹고 싶어졌다. 이참에 감자전이나 부쳐야지. 우산을 들고 텃밭에 가서 부추를 뜯고 애호박을 땄다. 감자를 까서 채를 썰고 호박과 부추도 먹기 좋게 썰어  매운 고추를  넣어 반죽을 만들었다.

자글자글 지짐이가 익어간다.


고소한 기름냄새가 앞 산으로 훠이훠이 날아간다. 앞 산에는 운무가 몽글몽글 피어나고 있다.

저 운무의 세상으로 들어가면 선녀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기름냄새를 타고 앞산으로 훨훨 날아가고 싶어졌다.

나는 지짐이를 굽다 말고 중얼거렸다.

선녀가 되고 싶다고,

매거진의 이전글 감자 캐다 당한 깔따구들의 습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