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 틱… 붐!

by 초이


나는 음악을 사랑한다. 음악에는 슬픔이 있고, 공감이 있고, 위로가 있고, 기쁨이 있고, 두근거림이 있고, 벅차오름이 있고, 용기가 있고, 사랑이 있고, 우정이 있고, 추억이 있고, 청춘이 있고, 세월이 있고, 삶이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는 수준급으로 쳤고 드럼을 칠 줄 알았으며, 기타도 코드 정도는 잡을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띵똥땡똥 혼자 피아노를 두드리며 코드 위에 멜로디를 얹는 놀이를 했고 중고등학생 때부터 화성학을 공부해 제대로 작곡, 작사를 했다. 그런 나의 꿈은 사실 한때는 뮤지컬 작곡가였다. 학교에서는 매년 뮤지컬을 한 작품씩 올렸고 오케스트라에서 피아노를 치며 작품을 올릴 때마다 나의 꿈은 커져만 갔다.


물론 지금 기자라는 나의 직업에 너무 만족하지만 뮤지컬을 볼 때마다 심장이 뛰는 걸 보면 나는 내가 귀엽다. 내가 아직 해보고 싶은 게 있는 거 같아서. 8년 차 직장인인데 귀엽다.


생각해 보면 나는 무언가를 도전하는 데에는 거침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의심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 않았던 것 같다. 떨기는 했으나 떨리면 떨리는 대로.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사실 더 좋은 대학에 가려면 더 좋은 IB 점수가 필요했고 여섯 과목 중에 음악을 선택하는 건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도전이었다. 하지만 하고 싶었고 하고 싶은데 좋은 선택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나는 그런 데에 있어서는 흔들리지 않았다. 물론 더 좋은 IB 점수를 받아 더 좋은 대학에 갔을 수도 있겠지만 아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좋은 IB 점수를 받아 충분히 좋은 대학을 갔다. 누군가는 쓸데없는 짓 했다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겠지만 그때가 아니면 절대 심도 있게 배울 수 없을 것 같았던 것을 배웠다. 팝이면 팝, 락이면 락, 르네상스, 바로크 음악부터 남미, 아프리카 전통 음악까지 섭렵했었으니까. 뭐가 됐든 하고 싶은 걸 끝까지 해봤다. 그게 중요한 거 아닐까?


결과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으니 쓸데없는 짓이라고 하는 데서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짓말고 처참히 고꾸라져 보는 짓도 당연히 해봤다. 그럴 줄 알고 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막상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워지기도, 열심히 했는데 나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일이 갑자기 무산되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워져 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과정이라고 생각했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계속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았고 넘어진 경험을 통해 성장한 나는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또 다른 모험을 향해 나아갔다.


조나단 라슨의 뮤지컬 ‘틱, 틱… 붐!’을 보면서 도전에 가치에 대해서, 실패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나는 나 자신에게 당당한 사람이고 싶다. 내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손 놓고 있던 작곡, 작사도 다시 해보고 싶고 죽기 전에 뮤지컬도 꼭 한 편 써보고 싶다. 아직도 심장이 뛰니까!


새장과 하늘, 새는 어떤 걸 택할까?
행동으로 외쳐, 소리 높여! 두려워하지 말고.
- <Louder than Words> 틱, 틱…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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