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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듣기 힘든 필리핀의 역사 이야기 3부

by Eugene Ahn


안녕하세요..^^
한 번으로 마무리하려던 역사 이야기가 이렇게 길어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어느덧 3편을 올려드리게 되었네요..^^
2편이 꽤 길었던 관계로 오늘은 짧게 마감할 것 같습니다.^^

​시작합니다~
2편에서 후마본 왕이 마젤란을 찾아왔었죠."젤란이

형, 부탁이 있어서 왔어요..~~"
저 옆에 가면요 막탄섬이라는 데가 있어요.
거기 왕이 라푸라푸라는 앤 데요.. 이놈이 너무 못되게 굴어서 우리를 정말 못 살겠어요

형은 신의 아들이니까 가서 그놈 좀 죽여주시고, 그 땅을 뺏어서 제가 다스릴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럼 제가 거기서 나오는 보물이랑 향신료 이런 거 다 형 드릴게요."

​그래서 마젤란이 그 땅이 어딘지 알아보니,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작은 섬이었던 거죠.

​오랜만에 편안한 휴식과 치료 그리고 맛난 음식으로 영양 보충도 좀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마젤란은 내심 귀찮았습니다.

​워낙 작은 섬이라 마젤란은 "뭐 저런 걸 가지고 끙끙 앓고 이러나 쪼그만 섬인데.. 후후~"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사람 하나를 보내서 막탄섬의 왕 라푸라푸를 회유하기로합니다.

그래서 마젤란의 사신은 라푸라푸를 찾아가 마젤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어이~ 라푸라푸라고 했나? 주변의 큰 섬들도 다 우리를 받아들이고 투항하였으니 너도 우리를 받아들이고 문을 열어라..."

그 말을 들은 라푸라푸는 사신에게 "가서 전해라 다 뒈지기 전에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라고.."
그렇게 사신은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하다시피 하여 그 섬에서 도망을 칩니다.
그리고 마젤란에게 와서 이 사실을 전합니다.

​이 말을 듣고 크게 화가 난 마젤란은 곧바로 명령을 내립니다.

하~~ 놔 이 쪼그만 것들이 좋게 말을 하니까 안 듣는다 이거지?? 안 되겠다 모두 모여봐라 내가 발표를 하겠다!!~~

​"우리는 막탄섬 정벌을 떠난다.. 그리고 세부 사람들 너희들도 하느님을 믿고 스페인을 따른다면
그 증표로 우리와 함께 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멋지게 싸우는가를 보여주겠다..
그리고 스페인 병사들아 모두 갑옷을 입고 출정한다!! 출발~~~~!!"

​그렇게 마젤란은 그의 함대 중 배 한 척에 간단한 무기만 싫고 49명의 병사, 그리고 30여 척의 세부인들의 배를 뒤따르게 하고 막탄섬 토벌의 역사를 쓰러 출발하게 됩니다..

​앞으로 어떤 엄청난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상상 못 한 채로 말이죠..

​막탄섬 인근에 도착한 마젤란의 일행은 라푸라푸의 유인 작전에 넘어가 서쪽 끝 갯벌 지역으로 배를 몰아갑니다.

​그렇게 막탄섬 가까이 도착했을 때 마젤란 일행은 썰물로 인해 수심이 얕아져서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섬 가까이 배를 정박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합니다..


"헉!! 이거 이러다 무슨 일 나는 거 아냐?? 이거 오도 가도 못하게 되어 버렸네...ㅠㅠ
일단 아쉬운 대로 대포라도 쏴 보자..."
그렇게 몇 발의 포를 쏘아보았지만 거리가 멀어서 육지까지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로 그리고 막탄을 얕잡아 본 이유로 커다란 함포가 달린 배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젤란은 이때 밀물 때를 기다렸다가 후퇴하려고 했으나 썰물 시간도 몰랐으며 하느님의 아들, 스페인 군대 운운하며 큰소리를 뻥뻥 치고 세부를 출발했던 탓에 하는 수 없이 배애서 모두 내려 물이 무릎까지 차오른 뻘밭을 걸어서 상륙하도록 명령합니다.

​"모두 배에서 내려서 걸어서 상륙한다.~" 일단 가서 뭐라도 하나씩 죽이고 와야겠다. 그냥 후퇴했다가는 망신도 이런 X망신이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배에서 내린 마젤란의 군대는 철갑옷으로 무장한 탓에 얼마 가지 못해 허둥대기 시작합니다.
무거운 갑옷과 발이 빠져드는 뻘에 몸을 가누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바로 그때 숨어 있었던 라푸라푸의 매복병이 기습 공격을 펼칩니다.
마젤란과 병사들은 크게 당황하여 우왕좌왕하기 시작했고 육지 쪽으로 갈수록 라푸라푸가 파놓은 창이 꽂혀 있는 함정 구덩이에 빠져 죽거나 부상을 입어 싸움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상의는 철갑이지만, 아래쪽은 타이즈만 입은 약점을 알아챈 라푸라푸는 다리 쪽을 집중 공격하도록 명령했고, 마젤란도 그만 다리에 화살을 맞고 말았습니다.

​당황한 마젤란은 모두 배로 돌아가서 포 사격을 할 것을 명령했지만..
이에 당황한 병사들은 배로 돌아가 세부섬으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막탄섬 해변에 마젤란과 몇 명의 병사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기동성과 싸울 전의를 잃은 마젤란은 결국 라푸라푸의 칼에 난도질 당해 막탄섬 해변가에서 숨을 거두게 됩니다.

​이날이 1521년 4월 27일, 마젤란이 세부에 상륙한 지 20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 즉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한, 그리고... 대서양의 반대편도 낭떠러지가 아니었다는 밝혀냈던 것, 또 스페인의 식민지 세력 확장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안겨준 마젤란이..

어딘지도 모르는 작은 섬의 원시인과 다를 바 없었던 추장한테 맞아 죽고 만 것입니다.

​(마젤란이 쓰러져 유명을 달리한 그 장소가 바로 지금 샹그릴라 호텔 주변에 있는 "막탄슈라인 공원"[Mactan Shrine]입니다.)
​그래서 그곳에는 마젤란 기념탑과 라푸라푸의 동상이 등을 맞댄 채로 서 있답니다..

그렇게 신의 아들이었던 마젤란이 죽는 것을 목격한 세부 사람들과 스페인 선원들은 허겁지겁 세부로 도망쳤는데, 세부섬에 와 보니 더 엄청난 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젤란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충격을 받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마젤란이 스페인에서부터 데려온 수마트라인 노예 "엔리케"였습니다.

​비록 노예로서 마젤란의 수발을 들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살았지만, 마젤란을 좋아했던 그는
이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스페인 병사들의 멍청함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세부의 왕인 후마본에게 달려가 이야기합니다..

"이봐 후마본이~ 마젤란이 죽었다는 사실은 이제부터 너희들에게 엄청난 제앙을 몰고 올 것이야.." "마젤란이가 착해서 너네를 이렇게 놔둔 거지, 이제부터 저기 스페인애들을 그냥 놔두면
저것들이 곧 태도가 돌변해서 너희도 나처럼 주워 터지고 욕먹고 소처럼 일하고 잡혀다가 팔려 다니는
노예신세가 된단다. "지금 바로 저놈들을 쫓아내 버려야 한다."



그 말을 듣고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 후마본은 곧바로 엔리케와 작전을 짜기 시작합니다.

막탄섬의 사고와 마젤란의 죽음을 위로하는 척 술과 음식을 내어주고 파티를 차려 주기로 하고
유인한 다음 그들이 취한 틈을 타 모두 죽여버린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스페인병사들의 유인에 성공한 후마본과 엔리케는 파티도중 갑자기 스페인 병사들에게 공격을 퍼부어 병사들을 죽이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막탄섬에서 입은 부상으로 파티에 가지 않았던 서기 피가페타가 이 소식을 듣고, 자신이 쓴 일기와 마젤란의 일기 그리고 항해 일지와 지도 등을 챙겨서 살아남은 병사들과 함께 도망길에 오릅니다.

​그리고 막탄과 파티에서 이미 많은 병사들을 잃어서 세 척의 배를 모두 끌고 갈 수가 없어 한 척을 불사르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 도망길에 오르게 됩니다..

사실 당대 최고의 항해 기술과 지식을 가졌으며 경험까지 풍부했던 마젤란을 잃은 함대는 이제부터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몰라 무작정 바다 위를 헤매다가 죽을 고생을 하게 되고,

어느 날, 예상치 않게 그렇게 꿈에 그리던 향료의 땅 "몰루카에 도착합니다.

거기서 몇 명의 선원을 보충하고 정향과 물자들을 가득 싣고 스페인을 향해서 헤매기 시작합니다,

그중 한 척이 정향을 너무 많이 실은 탓에 침몰하였고 그렇게 정처 없이 망망대해를 헤매고
다니다가 이윽고 1522년 9월 9일 그들이 출발했던 스페인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달랑 배 한 척에 살아남은 선원들 18명을 태우고 말이죠..
처음 스페인을 출발했던 1519년 9월 20일로부터 3년의 긴 시간이 흘러버렸던 겁니다.

그렇게 살아남은 한 척의 배에 실어 온 향신료만으로도 이 항해의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도 많이 남았다고 하네요..

​이윽고 살아남은 선원들 18명은 왕궁으로 가서 왕을 만나게 되고 왕은 기쁜 마음에 그들을 반겨줍니다~

​" 와~~ 이게 웬일이냐!! 다 죽은 줄 알고 포기했었는데, 이렇게 살아서 향신료를 싣고 왔으니
너무 반갑고 기쁘구나 그래 고생들 했다!!"

​"그런데 마젤란은 어디 있는가??"

이때 서기였던 피가페타가 왕에게 모든 사실을 알립니다.. 마젤란은 어딘지 모르는 몰루카 부근의 섬에서 원주민들한테 까불다가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ㅜㅜ

그리고 마젤란은 어떻게 죽었는지.. 그동안 그들이 어디를 찾아냈으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마젤란이 그렇게 큰소리 뻥뻥 치던 지구 반대편의 바다도 낭떠러지가 아니고 둥근 것이 사실이었다고.. 그래서 우리가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이렇게 스페인으로 왔노라고.....

​중요한 사실은 훗날 마젤란은 세계 최초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온 인물로 역사에 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학교에서 책에서 그의 이름을 배우게 되었으며 위대했던 탐험가로 기록되어 있는 거랍니다

​"뭐야 반 바퀴만 돈 거 아니었어? 정작 살아 돌아온 피가페타와 18명의 선원들이 최초 아니야??"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마젤란은 포르투갈 살 때 알메이다 장군 함대와 '대서양 쪽으로 반 바퀴 돌았었죠...^^' 그래서 마젤란은 지구를 한 번에 한 바퀴 돈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반 바퀴씩 여행했고 그런 이유로 최초로 지구를 돌았던 그리고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했던 인물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

우선 마젤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후에도 아시는 것과 같이 긴 이야기가 남아 있는데..
산토니뇨 성당, 산페드로 요새.... 등등

처음 마젤란 이야기만 들려 드리기로 했던 터라.. 여기서 모두 마감하겠습니다.

​정리를 해 드리자면

1. 1521년 4월 7일 마젤란 세부 도착

2. 1521년 4월 21일 마젤란 십자가 세우고 원주민 800명에게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세례를 줌

3. 1521년 4월 27일 막탄섬 정벌 중 마젤란 사망

​1편에 드렸던 말씀처럼 유적지 가실 때 이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알고 다녀오시면 좋겠다
하는 마음에 드린 글입니다.

​조만간 산토니뇨 성당, 산 페드로 요새 이야기도 올려 드릴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부디 여행 오시는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그만큼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시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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