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0일
하루도 순옥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
기억하는 행위에 꼭 맞는 동사를 오래 전부터 고민했다. 기억한다, 생각난다, 떠오른다…… 기억에 관한 말을 할 때면 언제나 손을 멈추고 어떤 단어가 가장 적확할지 가늠했다. 그러다 결국엔 수동적인 표현을 선택했는데, 내가 겪은 한 기억이란 그런 것이기 때문이었다. 순옥에 관한 일에 있어서는 더욱 그런 느낌이다. 전에는 어떤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는 그와 연결된 매개가 필요하다고 여겼다면, 이제는 그마저도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생긴다. 여지껏 배운 바에 따르면, 소설을 쓰는 일―글을 쓰는 일은 논리의 세계이며 그렇기에 모든 일의 앞에는 그 일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있다고 믿었다. 내 배움이 부족했던 것인지, 아니면 삶이 글보다 크기 때문인지.
지난 일 몇 가지가 떠오른다. 순옥과 함께 보낸 시절의 일이, 어릴 적부터 비교적 최근의 일까지, 손대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 짧은 영상처럼 끊임없이 재생된다.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러질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더 우울해지고. 그녀는 내가 이렇게 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부디 내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내 손을 잡아준다면 좋겠다. 자주 순옥의 손등을 매만졌다. 혈관이며 뼈며 날것 그대로 만져지던 손등, 늘 조금 서늘하고 반질거리던, 집게 모양으로 엄지와 검지를 오므려 살가죽을 들어올리면 오랫동안 집어든 모양 그대로 솟아올라 있던, '살가죽이 저절로 안 돌아오면 삼 년 내로 죽는 거라던 농담, 그렇게 말한지가 벌써 10년 째라 말하던 대꾸…….
나는 아주 우울할 때면 글을 쓰곤 했는데, 그녀에게 관한 일에서만큼은 그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