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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영혼을 위하여

ㅡ 고정희 시인님

by 유쌤yhs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은 손 하나 오고 있거니



@pkh262 님의 사진 작품

<시 해설>

이 시는 비유적 표현과 의지적 어조를 통해 삶의 고통에 굴하지 않고 직접 대면해 견디어 나갈 것을 노래하고 있다.

고통을 수용하는 성숙한 삶의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자연물을 활용하여 시적 상황을 전달하고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청유형 문장을 사용하여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대구적 표현을 통해 시상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시 카테고리를 열며>


제가 현대시를 좀 더 깊이 공부해 보려고

새로운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어 봤어요.


그동안은 이해인 수녀님, 나태주 시인님처럼

서정적이고 따뜻한 시를 많이 읽고 저도 그걸 모티브로 자작 시를 써왔는데

이제는 조금 더 깊고 넓은 시의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가 보려 합니다.


한 편씩 시를 올리고, 그 시에 담긴 의미를 해설하며

마음으로 시의 세계를 함께 여행해 볼까요?


오늘 읽은 고정희 시인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는

한 줄 한 줄이 마음을 깊이 흔들어 놓았습니다.


특히 “흔들리며 고통으로 나아가자”는 구절이

제게 큰 울림을 주었어요.

인생이 늘 순탄할 수는 없지만,

흔들리면서도 뿌리를 잃지 않는 내면의 단단함 —

그게 진짜 성장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

“캄캄한 밤이라도 마주 잡은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이 말은 요즘 제게 참 큰 위로가 됩니다.


오늘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마음에도

그 위로가 닿기를 바라며~~~♡♡♡


지브리 에이 아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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