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다시 만나는 위로~~~♡♡♡
크리스마스에 다시 찾은 책방
1부. 작년 겨울 여행
작년 겨울,
효선은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슬픔을 달래기 위해 발길 닿는 대로 여행을 떠났다.
회사에는 연차를 냈다.
원래 예민한 성격이라 여행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가끔은 혼자 떠나는 여행이
마음을 조금 덜 아프게 해주곤 했다.
바다를 좋아하는 그녀는 바다가 보이는 작은 마을에서 하루씩 머물다 가며 허전한 마음을 달랬다.
그러다 유난히 바다가 예쁜 한마을에서
발걸음이 오래 머물렀다.
잔잔한 파도와 조용한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바닷가를 걷다 마을 입구에서 작은 책방 하나를 발견했다.
‘글사랑 책방.’
초록빛 간판 위에 빨간 글씨가 따뜻하게 얹혀 있었다.
나무로 만든 작은 오두막 같은 책방이었다.
‘이런 마을에 책을 읽으러 오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문을 여는 순간,
입구에 조그맣게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카운터에는 검은 뿔테안경에
단정한 모습의 중년의 사장님이 있었다.
브라운 니트와 부드러운 미소가 책방과 잘 어울렸다.
“안녕하세요.”
효선도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한 뒤 천천히 책방 안으로 들어갔다.
기대하지 않았던 공간은 생각보다 책이 많았고,
그녀가 좋아하는 주제의 책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디자인 회사의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효선은
어릴 적부터 책과 글을 좋아했다.
몇 년 전부터는 온라인에서 조용히 글을 쓰고 있었다.
소설 코너에는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있었다.
〈먼 길 떠나며〉윤민섭.
그녀가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 읽었던 소설
〈밤의 그림자 아래서〉의 작가였다.
골목의 어둠과 인물들 사이의 여백이 오래 마음에 남았던 작가.
그 이후로는 그의 이름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 바닷가 책방에서 그의 다른 소설을 만나게 되다니.
책을 펼치자 첫 장에 친필 문장이 적혀 있었다.
“먼 길을 떠나는 내 영혼의 동반자, 윤희에게.”
효선은 창가 쪽 작은 테이블에 앉아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파도 소리가 가까이 들려왔다.
소설은 안타까운 첫사랑 이야기였다.
작가의 자전소설처럼 느껴졌다.
이야기에 빠져 있을 때 사장님이 따뜻한 차와 다과를 가져왔다.
“이야기가 재미있으신가 봐요.”
“조금 진부할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 마음에 남아요.”
“천천히 읽다 가세요.”
노을이 바다 위에 내려앉고 있었다.
효선은 책을 구입해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2부. 다시 찾은 책방
효선은 작년에 들렀던 그 책방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짧은 휴가를 내 다시 바닷가 마을을 찾았다.
〈먼 길 떠나며〉를 다 읽고 나니 소설 속 이야기보다 그 이후의 현실이 더 아렸다.
윤민섭 작가는 두 번째 소설로 이 작품을 발표한 뒤 표절 논란에 휘말렸고,
진실이 밝혀진 후에도 조용히 사라졌다.
효선은 그 책방의 사장님이 그 작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책방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1년 전,
그녀 역시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
연희.
언니 같고, 엄마 같던 사람.
눈길 교통사고였다.
그 이후로 시간은 흘렀지만 빈자리는 그대로였다.
문을 연다.
“드르륵.”
사장님은 여전히 따뜻한 겨울옷을 입고 있었다.
“혹시… 저 기억하시나요?”
“그럼요. 작년에 윤민섭 작가 책을 오래 읽다 가신 분이죠.”
효선은 창가 벽에 걸린 오래된 액자를 발견한다.
교복을 입은 남녀의 사진.
아래 작은 글씨.
‘내 영혼의 영원한 동반자, 윤희.’
그녀는 조용히 다가가 말했다.
“오랜 시간 힘드셨겠어요. 윤민섭 작가님.”
사장님의 눈가에 빛이 맺힌다.
“저도… 작년에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어요.
그리고 이 책방을 만났죠.”
잠시 침묵.
“작가님이 다시 글을 쓰셨으면 좋겠어요.”
민섭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창밖으로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왔다.
그러나 책방 안에는 크리스마스트리의 불빛이
조용히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끝>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저한테도 선물 같은 소설을 한 편 써 봤습니다~^^
오늘 쓴 소설은 지난여름에 썼던
<여름, 바다, 첫사랑이 지나간 자리>의
스핀 오프 작입니다.
이웃님들에게도 이 소설이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길 바라며
Happy Christmas & Happy New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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