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 은인

by 행북

나에게 은인이란

인생의 중요한 순간,

방향을 바꿔준 사람이다.


10대와 20대의 나는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갔고,

그럴듯해 보이는 곳에 취업했다.


바람이 부는 대로 걷다 보니

흘러흘러

어느 곳엔가 도착해 있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긴 어디지.


어리둥절한 채로

회사를 다니며

주말마다 혼자 여행을 떠났다.

그 시간 속에서

조금씩 나 자신과 대화를 시작했다.


그 무렵,

은인이 찾아왔다.


그 만남은

잠 못 이루는 밤을 가져왔다.

관계로 인해 힘든 날들이 이어졌다.


책이란 건

시간이 남을 때나 읽었었는데,

그때는 내 숨통이었다.


나는 책 속으로 들어가 살았고,

그 안에서 숨을 쉬었다.


그리고 조금씩

내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책은 이미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주고 있었다.


‘나는 누구일까.’

‘네가 진짜 원하는 건 뭐니.’


흘러가듯 살던 나는

이제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나로

천천히 변해갔다.


만약 처음부터

원하는 사람을 만나고,

원하는 일터에 있었다면

아마 나는

내 진짜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한 채

계속 흘러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상처는 빛이 들어오는 곳이다.”

-루미


운은 사람을 통해 왔고,

기회는 책을 통해 왔다.


인생의 결을 바꿔준 사람.

아프게 했지만,

내 안에 있던 무언가를

깨워준 사람.

귀인이자,

내 인생의 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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