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인데 사람을 좋아해

by 행북

“나는 독립적인 것 같은데,

사람을 좋아해.

대체 뭘까?”


주말 아침,

남편과 빵과 커피를 앞에 두고

이야기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가까이 다가가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나는 이상하게도

혼자 있는 시간을 먼저 떠올린다.


그게 모순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다.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거리를 둔다.

소유하지 않기 위해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

그게

내가 선택한 애정의 방식이었다.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가 버거워질 수 있다는 걸 알고,

붙잡으려 할수록

관계는 빠져나간다는 걸 알기에,


나는

통제할 수 있는 나에게 집중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나를 잃으면

타인과도

잘 지낼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에너지를 나에게 쓴다.


그렇게 살아왔더니

독립적으로 보였다.


나는 지금도

나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중이다.


“가까움은 거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알랭 드 보통


물리적인 거리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거리,


그게

내가 사람을 좋아하는 방식이다.


나를 지키되,

타인을 존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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