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뭐 별거 있나?

미한사 (미국과 한국사이)

by 엘라리

행복이 뭐 별거 있나?


오늘은 18 holes 골프와 Bee Gees 노래로 하루가 행복하다 ..


Bee Gees 노래를 들으며 집에서 1시간 12 분 떨어진 Glade Valley Golf Club Walkersville, MD 로 다녀왔다. 점수도 조금 나아졌고 .. 날씨도 좋았고 ..


골프가 끝나고 이탈리안이 하는 Cugino Forno에서 맛있는 피자도 먹었다. 미국에 오면 그냥 골프 앱으로 아무 하고나 조인해서 될수록 골프를 많이 치고 갈려고 계획했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골프를 치는데 불안했지만 그래도 이겨 내리라.. 골프를 잘 치면 누구든 같이 쳐도 상관이 없겠지만 아직은 창피 한 단계다. 그런데 학교 동문 언니를 만나게 되고 그 언니가 같이 치는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세 명이서 같이 치는 조가 형성 되었다. 그리고 세 사람 이상이면 디스카운트를 받아서 $30 불 (한국돈으로 45000원) 밑으로 치게 되었다. 평균 가격 $27 불(37800원). 선배 언니는 혼자 골프를 친지 일 년이 넘었고 그 친구는 2년 넘게 혼자 골프를 치다가 두 사람이 조인을 하고 내가 거기에 조인하게 되었다.


두사람다 50 이 넘었고, 아이들도 없고 할 일이 없단다 골프밖에.. 그러면서 겸연쩍어한다. 그럴 필요 없다. 이 또한 영원할 수 없다. 마음껏 칠 수 있을 때 치는 거다. 지금은 이게 내 인생에 주어졌으니까.


나는 사실 좋아서라기보다 남들이 치니까 같이 어울리려고 시작한 골프 취미는 고행이었다. 늘어나지 않는 실력과 고된 연습… 재미로 하기보다는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연습했지만 실력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전보다 공은 더 안 나가고 슬라이스가 나고.. 맨날 페어웨이 밖으로 나간 공 찾느라 눈이 아프다. 공도 맨날 잃어버리고. 하지만 맨날 나가다 보니 나가는 것 자체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푸른 들판과 그늘에 서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여름 바람.. 같이 외쳐대는 “굿샅~~” 이 메아리치고.. 매일 나가니 실력이 느는 건 모르겠지만 골프장이 편안한 놀이터가 되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생맥주 한잔 마시고 집에 오면 너무나 잘 놀고 온 느낌이 들었다. 평생 처음으로 ‘이게 노는 거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전에는 평생 한 번도 이렇게 제대로 마음 편하게 놀아 본 적이 없었던 거 같다. 사람마다 각자 다 놀 수 있는 때가 있나 보다. 같이 치는 선배언니는 그전에 죽을 뻔하다가 살아난 사람이다. 지금이 우리에게 주어진 노는 때인가 보다. 그동안 힘들게 살았는데 즐기면 된다. 이 또한 영원하지 않다.


같이 칠 사람들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