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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벼운 존재 Apr 20. 2024

옥상 수다 2

'지우' 어린이집 입학


옥상에 봄이 왔다.

아침에 빨래를 널려고 옥상에 갔더니 

옆집 찬우네는 벌써 널고 내렸갔다.

우리 동네에서 제일 먼저 옥상에 빨래를 넌다.

찬우네 옥상은 아이들 옷이 제일 많다.

아이들 옷은 너무 귀엽고 앙증맞다.


작년 겨울에 올라오고 처음이다

날씨가 너무 좋고 미세먼지도 없어 빨래 널기 최고의 날씨다.

빨래를 널고 옥상을 살피다가 깜짝 놀랐다.


까치집이 바뀌었다.




지붕 없는 둥지였는데 지붕도 생기고 까치도 살고 있었다.

와!!!! 세상에 이런 일이

난 얼른 옥상에서 내려와서 까치집이 잘 보이는 주방에서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드디어! 성공!!!!!  까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난,  신이 나서 지인들께 자랑했다.


저녁쯤 옥상에 가니 찬우네 가족이 올라와 있었다.

"찬우야!!! 안녕"

"아줌마, 우리 '지우' 어린이 집 갔어요. 나도 5살이에요.

나 이제 병설 유치원 다닐 거예요."

"와, 좋겠다. "겨울 사이에 아이들이 무척 컸다.


어설프게 걷던 지우는 어느새 느름 하게 자가용을 운전하고 있었다.

오빠도  뒤에 태우고


"와~~ 지우 차도 운전도 하고 타 컸네"

"아줌마, 지우 말도 잘해요. 그런데 이제 내 말도 잘 안 들어요."

"그럼 어떡해. 찬우 속상하겠네?"

"할 수 없지요. 내 동생인데 내가 참아야지요."

난. 웃음 터졌다.

찬우는 어른들과 함께 살아서 그런지 어른들의 언어를 사용할 때가 많다.


봄바람에  빨래가 빠삭빠삭 말랐다. 바람맞고 마르는 빨래 냄새는 참 좋다.

"빨래 냄새 참 좋지요?"

"예. 이 맛에 건조기가 있어도 옥상에 빨래를  널고 싶어요."

"찬우네는 아이들 옷이라서  햇빛 받고 마르면 더 좋을 거예요."

"맞아요."

찬우 엄마는 '간호사'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햇빛 좋은 날은 빨래를 옥상에 넌다.

"참! 찬우 엄마 브런치에 글 올린 때 아이들 사진 올렸어요"

"좋아요~~ 잘 올려 주세요."

"예~~ " 난 신이 난다. 귀염둥이들을 소개할 수 있어서 


"얘들아, 내려 가자. 바람이 차다." 

"아줌마, 딸기 누나랑 또 공원에 놀러 가요. 딸기 누나 언제 와요?"

" 5시쯤 "

"나. 또 누나랑 놀이터 가서 놀고 싶다."

"날씨  따뜻해지면 가자."

"예. ~~~~ 아줌마 또 만나요."

아이들이 없으니 동네에서 '그나마' 혜란이가 제일 어려서 '딸기 누나'하며 잘 따른다.

1달 전쯤  엄청 추운 날  골목에서 우연히 만나 찬우랑, 나랑, 혜란이랑 찬우고모랑 공원에 놀러 가서

미끄럼 타고  그네 타고  시소 타고 놀았던 적이 있었다.

그때 이 후로 만나면 공원에 놀러 가자고 한다.

이웃에 아이들이 있어 참 행복하다.


가끔, 앞집 아주머니, 나, 찬우 엄마는 옥상에  만나 수다를 떠는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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