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말

[5월호] 얼굴

by 오아린


콩닥 콩닥

아이의 눈코입

하나하나가

췌장과 콩팥만큼이나


열렸다 닫혔다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조였다가 풀렸다

살아 움직인다


도톰히 추켜올려지는 이마 밑

오몽한 동산의 눈썹 아래

바탕만큼 커다란 눈동자 사이로

짤목하게 맺히는 콧망울이


블랙홀 품은 핑크빛 잎순으로 떨어진다


까아만 속이 다 보이도록 입을 벌리는

아기 새여

새카만 속이 되도록 완전연소하는

작은 우주여


말이 생긴 너에게 황홀감을 감추고 묻는다

눈코입 중에 어디가 제일 좋아?


까만 구멍에서 새빨간 말이 터져 나온다

입!

왜냐면, 사랑한다고 말하니깐


올망졸망한 눈으로

거침없는 숨으로

당돌한 입술로

쿵쿵 쿵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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