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 삭제하시겠습니까

[5월호] 얼굴

by 글 쓰는 멍


봄이 시작되면 얼굴들이 떨어진다


축제 사이로 깊었던 한숨들은 캐스팅되어 사라지고

표정들이 바람을 알아채고 수평선으로 쏟아진다


길들여지지 못했던 시간은 어느새 질서를 녹아내고

분홍색 도로를 따라 포장되려고 한다


용기 내지 못한 채

넘어가지 말라며 유인하고


도로 위를 거슬러 떠오르다

가려지지 못한 채 무너질 준비를 하며

압축되지 못한 채 흩어진다


지옥에 있을지언정 미소를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하지만

웃음 사이, 마침표로 떠오르고


밟힌 얼굴들은 표정을 숨길 수 없어

더 환한 웃음으로 맞이하지만


미소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연결된 소음 사이

되돌아선 꽃잎들 간극에

표정은 숨기지만 얼굴은 숨길 수 없어

흐려져가는데


봄이 시작되면 얼굴들이 떨어진다

모자이크 된 채, 얼굴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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