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설명하지 않는 AI 설명서-5장

기술 용어 없이 읽는 현재와 미래의 기록

by 박지원

5장. 말 잘하는 존재와 세상을 아는 존재


어느 날 뉴스에 "AI, 단백질 구조 예측으로 난제를 풀다"라는 제목이 뜹니다. 말도 못 하고 대화도 안 되는 AI가 자연의 문제를 풀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느끼게 됩니다. "그럼 이건 또 다른 AI야?" 맞습니다. 그리고 이 '다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모든 것을 'AI'라고 부르지만, 사실 두 가지 전혀 다른 흐름이 있습니다. 하나는 언어를 다루는 AI(LLM)이고, 하나는 자연 세계를 예측하는 AI(AlphaFold 등)입니다. 이 차이를 보지 않으면 논쟁은 계속 엇나가게 됩니다.


말 잘하는 AI는 우리가 매일 접하는 챗봇입니다. 이 AI는 언어 안에서 세계가 완결됩니다. 말이 맞고 논리가 이어지면 일이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요. 설명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AI에게 자연스럽게 '이해'라는 단어를 붙이게 됩니다.


반대로 세상을 아는 AI는 대화하지 않습니다.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데이터와 물리적 제약을 고려해 구조를 예측합니다. 여기에는 '그럴듯함'이 없습니다. 맞거나, 틀리거나입니다. 이 AI는 말로 설득하지 않습니다. 자연의 제약 안에서 버텨내느냐가 전부입니다.


말 잘하는 AI는 설명 가능성이 높지만 예측 가능성은 낮습니다. 반대로 세상을 아는 AI는 설명은 못 하지만 예측은 정확합니다. 이 둘은 자주 헷갈리지만 전혀 다른 능력입니다. 과학자들이 언어 모델에 대해 유독 조심스러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과학의 기준은 설명이 아니라 예측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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