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용어 없이 읽는 현재와 미래의 기록
AI 이야기가 나오면 결국 "그래서, 내 일은 괜찮을까?"로 수렴하곤 합니다. 뉴스는 '대체'라는 단어로 공포를 줍니다. 하지만 이 장에서는 '대체' 대신 '압축'이라는 단어를 제안해보려 합니다.
'대체'는 기계가 사람을 밀어내는 그림을 상상하게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AI가 한 사람의 일을 통째로 가져가지 않습니다. 대신 여러 사람의 업무 중 중복되는 부분—정보 전달, 정리, 초안 작성—을 가져갑니다. 그 결과 사라지는 것은 '중간 전달자' 같은 역할입니다.
압축은 많은 입력을 받아 불필요한 중복을 제거하고 핵심만 남기는 것입니다. AI는 여러 문서를 하나로 만들고, 긴 회의를 요약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중복 작업입니다. 그래서 AI를 잘 쓰는 분들은 "일이 없어지진 않았는데,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고 말합니다.
단순 작업이 압축되면 사람은 무엇을 하게 될까요? 문제를 정의하는 일, 기준을 세우는 일, 책임을 지는 일, 예외 상황을 판단하는 일입니다. 역할이 위로 이동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불안은 줄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AI가 일을 덜어줄수록 사람이 져야 할 판단의 부담과 책임은 더 무거워집니다.
자신의 일이 얼마나 형식화되어 있고 반복 가능한지에 따라 불안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AI 시대는 소수의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하고, 의사결정의 밀도가 높아지는 사회입니다. AI는 인간을 지워버리지 않습니다. 인간의 위치를 이동시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