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희토류'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짧은 평화도 잠시,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의 서막을 올렸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한 것인데요. 중국이 미국 관세에 맞서겠다는 취지의 방침을 밝히면서 긴장감이 고조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 '미국 경제 보호 및 펜타닐 유입 차단'을 명목으로, 자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10%포인트 관세를 추가 부과해 관세율을 20%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후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57개국에 부과할 상호관세율을 발표하며 중국에는 비교적 높은 34%를 매겼는데요.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34% 관세를 물리겠다고 맞불을 놓았고요. 또 희토류를 수출하려는 기업은 중복 심사·승인을 받도록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부과할 누적 관세율을 104% → 125% → 145%로 연일 높여 불렀습니다. 중국도 기존에 공언한 대미 관세율을 34% → 84% → 125%로 올리며 대응했죠. 신경전을 이어가던 미국과 중국은 5월 10, 11일 고위급 무역회담을 연 뒤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115%씩 내리기로 했고요. 미국은 대중국 관세를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0%로 조정했습니다. 추가 관세 24%포인트도 90일 유예했는데요. 이때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도 함께 풀었습니다.
4차례 무역협상을 거치며 잠시 휴전 상태였던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 9일 중국이 4월보다 강화된 희토류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희토류의 채굴·재련·분리 등 생산 기술까지 당국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도록 통제한 것인데요. 미국이 자체 희토류 개발을 시도하자 제조 기술까지 틀어쥐었죠.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이를 문제 삼고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이 현재 내고 있는 관세에 100%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갑자기 희토류 수출 규제 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적 행동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만큼 희토류가 외교적으로 중요한 수단이라는 뜻이기도 한데요. 희토류는 '희귀한 흙'이라는 뜻을 가진 17가지 금속 원소를 의미합니다. 전기차 모터, 전투기, 핵잠수함, 반도체, 스마트폰 등을 만드는 데 들어갑니다. 아주 중요한 물질이지만 채굴·정제 과정이 까다롭고, 몇 g의 금속을 얻기 위해 심각한 환경오염을 각오해야 하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는 손을 뗐고요. 대신 중국이 이를 떠맡으며 희귀 자원을 장악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은 세계 시장에서 희토류의 80~90%를 공급하며 사실상 독점했습니다. 미국도 중국이 희토류를 틀어쥐고 압박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성사될 예정이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그는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그럴 이유가 사라진 것 같다"고 했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뒤 취재진에게 "회담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고요. 13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경주에서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덕분에 미중 정상회담이 불발됐을 때 의장국으로서 난처할 뻔한 한국의 외교적 입장도 비교적 안정을 찾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