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상설특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서울남부지검의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쿠팡 퇴직금 수사 불기소 외압 의혹'에 대한 상설특검 수사를 결정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질서 유지와 사회 기강을 확립하는 데 쓰라고 맡긴 공적 권한을 동원해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을 덮어버리거나, 아니면 없는 사건을 조작하고 만들어서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직후 나온 조처인데요. 상설특검이 출범하면 현재 '3대 특검'을 포함해 총 4개의 특검이 가동됩니다.
특검은 크게 상설특검과 일반특검으로 구분합니다. 상설특검은 '상설특검법(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특검, 일반특검은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을 직접 만들어 시행하는 특검을 의미합니다. 상설특검과 일반특검은 운영 방식이나 역할이 조금 다른데요. 상설특검은 일반특검보다 규모도 작고, 수사 기간도 짧습니다. 하지만 특검의 발동 절차와 수사 대상, 임명 절차 등을 법률에 명시해 언제든 신속하게 특검을 임명해 관련 수사를 할 수 있습니다. 상설특검은 수사요구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즉시 가동되기에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설특검법 제3조에는 대통령이 후보자 2명 중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해야 한다'고만 돼 있고, 임명하지 않을 때 처벌 조항이나 대체 조항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임명하지 않고 무시해도 달리 방법이 없죠.
일반특검은 사건마다 '개별특별법'을 새로 제정하기에 관련 조항을 사건의 특성에 따라 법적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고요. 비교적 대규모로 수사팀이 꾸려집니다. 하지만 정치적 공방으로 출범이 지연될 수 있는데요.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재표결, 부결·폐기를 거듭하며 특검이 지연될 수 있죠. 결론적으로 상설특검은 이미 존재하는 법을 기반으로 한 요구이기에 신속한 수사가 가능한 대신 임명이나 수사 과정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 있고, 일반특검은 새로운 법을 제정해야 해 통과가 어려운 대신 상설특검의 한계를 직접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상설특검 대상은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수사 불기소 외압 의혹'입니다. 관봉권 띠지 분실은 2023년 12월 서울남부지검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 자택에서 압수한 현금 1억6500만 원 중 5000만 원가량의 한국은행 관봉 띠지와 스티커를 훼손·분실한 사건입니다. 증거 은폐 의혹이 제기됐지만 대검은 "고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죠. 또 쿠팡 불기소 외압 의혹은 지난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담당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처리 과정에서 윗선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내리라는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사건인데요. 부천지청에서 이 사건을 수사한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불기소 처분 과정에서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 등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며 지난 5월 대검에 진정서를 냈죠.
법무부는 두 사건의 조사 대상자가 검찰인 만큼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심을 거두기 위해 상설특검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현재 대규모 특검팀 3개가 동시에 가동 중이라는 점에서 추가 일반특검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죠.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후보추천위원회는 대통령으로부터 의뢰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대통령에게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해야 하는데요. 특검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차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과 국회 추천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조만간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절차에 돌입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