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가 귀하디귀한 요즘. 학령인구는 나날이 줄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순서대로 문을 닫습니다. 그런데 정반대 상황도 벌어집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갈수록 증가 추세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몸과 마음이 아픈 학생이 늘어난 걸까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우리의 인식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과거엔 자녀가 '장애 학생'이 되는 걸 꺼렸지만, 이젠 적극적으로 진단받고 특수교육을 요청하는 학부모가 늘어난 겁니다. 그만큼 사회의 '품'이 넓어졌다는 의미로도 읽혀 긍정적입니다.
일반 학교에서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이른바 '통합교육'이 확대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 역시 사회와 학부모의 생각이 예전과 달라진 덕분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해마다 초중교 폐교가 증가하는 부산에서도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2020년 6221명에서 올해 7646명으로 23% 급증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3월 기준 부산의 특수학급 과밀 비중은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7.8%) 다음으로 높은 7.1%. 학생들을 받아들일 교실이 부족하죠. 이에 부산시교육청이 27일 특수학급 신·증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3년간 시내 유치원과 초중고에 특수학급 84개를 추가로 만든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2026~2028년 유치원 10개, 초등학교 25개, 중학교 31개, 고등학교 18개씩 특수학급을 확대합니다. 이렇게 하면 현재 701개인 부산 시내 특수학급은 2028년까지 785개로 늘어납니다. 시교육청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먼 곳까지 통학하지 않고, 집 가까운 학교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교육의 형평성'을 높인다는 취지죠.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5년 주기로 중장기 진학 수요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설치 대상 학교 사전 예고제를 시행하며 ▷특수학급 설치 거부 사유 기준을 마련하는 등 학교의 책무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대상 학교에 ▷신·증설비와 장애인 편의시설 정비 지원을 확대하고 ▷공·사립학교 3학급 이상에 교사 1명을 추가 배치하는 것도 검토합니다.
이에 더해 시교육청은 특수학급 신설 학교엔 3년, 증설 학교엔 1년간 '통합교육 여건 조성 및 교수·학습비'를 지원합니다. 학교 여건에 따라 스마트 교실 등을 갖출 수 있게 지원금도(기존 최대 3500만 원) 4000만 원 안팎으로 올립니다. 시교육청의 이번 조처가 각 학교에 특수학급 설치 부담을 덜어주고, 대상 학생이 가까운 학교에서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다면 참 좋겠죠. 오랜만에 접하는 '굿 뉴스'입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늘어나는 특수학급이 외려 '차별과 격리의 공간'이 되지 않아야 합니다. 30여 년 전, 빈곤층이 편하게 살 곳을 만든다며 대거 공급한 영구임대주택이 되레 '격리와 배제의 공간'으로 전락한 것처럼 말이죠. 특수학급에 장애 학생을 모아 놓고, 고립시켜서는 절대로 안 되겠습니다.
특수학급이 더는 특수하게 여겨지지 않을 때, 1반과 2반 또는 3반과 4반의 차이만 있을 뿐 장애·비장애 학생이 편견·차별 없이 함께 배우고 성장할 때 '진짜 통합교육'을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