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팩트시트'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부는 3개월가량 이어진 관세협상의 세부 내용에 합의하고, 핵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을 위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획득하는 데 성공합니다.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등 관세를 인하하고, 대미 투자에서 연간 투자 상한 한도를 200억 달러로 설정하는 등 대미 투자 구조를 확정합니다.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양국이 '하루 이틀' 뒤면 관세와 안보 합의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까지도 합의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팩트시트란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주요 사실과 성과를 정리한 공식문서입니다. 통상적으로 회담 후 2, 3일이면 나오던 결과물이 늦어지는 겁니다. 애초 정부는 2차 한미 정상회담 직후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면서 수일 내 팩트시트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3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팩트시트는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지난 9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아마 금명간 (팩트시트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입니다. '하루이틀' '조만간' '이번 주 내' '금명'이라는 말로 차일피일 미룬 지 벌써 열흘이 넘었죠. 이에 단순히 행정적인 지연이 아니라 막판 통상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팩트시트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핵추진 잠수함 때문입니다. 특히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한국 도입 문제를 놓고 미국의 외교·안보 부처들과 원자력을 총괄하는 에너지부 간 문구 조율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은 한미 원자력 협정상 원자력을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어 잠수함 연료인 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선 협정 개정 등 후속조치가 필요합니다. 미국 유관부처에선 핵비확산 체제 약화와 민감 기술 이전 등을 두고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우리 정부는 논란이 있었던 '원잠(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장소와 관련해 국내에서 건조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지만, 미국은 자국 내 필리조선소에서 선체를 건조하길 원하죠.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불안감이 번집니다. 관세협상 세부 합의에도 여전히 25% 고율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 가운데 관세 인하 적용 시점이 한국에 불리하게 설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국내 업계는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 25%를 여전히 부과 받습니다. 매달 10만 대 이상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업계로서는 관세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수록 비용도 눈덩이처럼 늘어납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143만2713대, 올해는 3분기 누적 100만4354대를 수출했습니다. 매일 4000대 물량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셈입니다. 업계는 당장 이번 달 관세 인하가 적용되더라도 현지 판매를 거쳐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조속한 관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