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도 탄핵 없이 파면한다

by 연산동 이자까야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검사 파면법'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을 제외한 박재억 수원지검장 등 전국 18개 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지난 1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향해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이들은 "대행께서 밝힌 입장은 항소 포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일선 검찰청의 공소유지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검사장들은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검찰총장을 포함한 검사도 국회 탄핵 없이 일반 공무원처럼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검사 파면법을 발의했습니다. 현재의 검사징계법을 폐지하고, 검찰청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죠.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집단행동에 나선 검찰에 대해 선택적 항명이라고 비판하던 민주당이 초강수를 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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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검사는 다른 공무원과 달리 파면 규정이 없었습니다. 1949년 검찰청법 제정 당시부터 검사의 신분 보장 규정이 포함됐고, 1957년 검사징계법이 제정된 이후 70년 가까이 큰 변동이 없었죠. 2006년에 이르러서야 최고 징계 수위로 '해임'을 추가했을 정도입니다. 정권이 상위기관인 법무부를 압박해도 검사는 마음대로 파면할 수 없으니 눈치 보지 말고 독립적으로 수사하라는 취지였습니다.


검사징계법상 검사의 징계 종류는 해임 면직 정직 감봉 견책이 있습니다. 최고 징계 수위가 파면인 일반 공무원과 달리 검사징계법은 해임이 가장 무거운 징계입니다. 검사는 국회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만 파면이 가능한데, 민주당은 이 법을 아예 없애 검사도 국가공무원법을 적용받게 하고 일반 공무원처럼 징계위원회를 거쳐 파면이 가능하도록 법을 고치겠다는 겁니다.


해임과 파면은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똑같이 공무원 신분이 박탈되지만, 파면이 훨씬 무거운 징계라고 볼 수 있죠. 해임은 3년간 공직 재임용이 금지되지만 퇴직금은 그대로 받을 수 있는 반면, 파면은 5년간 재임용이 안 되고 퇴직금과 연금도 절반으로 깎입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사들이 정치적 외압에 더욱 취약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파면 당할 우려 때문에 정부의 눈치를 보게 되면 독립성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검사 파면법은) 단순히 보면 검사 징계를 강화하는 법처럼 보일 수 있으나 검찰총장을 포함한 모든 검사를 탄핵 절차 없이도 일반 공무원처럼 즉시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 목숨줄 법'"이라며 "사실상 민주당이 검찰의 신분과 인사 전반을 손아귀에 넣겠다는 의도를 더 이상 숨기지 않겠다는 공표"라고 주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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