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올린 일명 '허위조작정보근절법'으로도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습니다. 언론과 유튜버 등이 고의로 불법·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하면 손해액의 5배까지 징벌적 배상을 하도록 규정한 법입니다. 불법정보란 인종·성별·장애·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거나 증오심을 조장하는 정보를 뜻합니다. 허위·조작정보는 일부 또는 전부가 허위이거나 사실로 오인되도록 변형된 정보를 말하죠.
민주당은 애초 지난 22일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려다 급히 내용을 수정한 뒤 23일 상정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원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통과시킨 법안은 '고의성이 있는 허위정보'만 손해배상 대상으로 삼았는데, 법제사법위원회가 여기에 '단순 실수·오인·착오로 인한 허위·조작정보'까지 포함시키면서 위헌 논란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최종 수정안은 '손해를 가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는 경우'라는 문구를 넣어 다시 고의성 여부를 강조했습니다.
언론의 주된 감시 대상인 정치 행정 경제 권력의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막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지금도 비판 보도를 위축시키기 위해 권력과 자본을 가진 정치인, 고위 공직자, 기업인이 언론에 시간·비용 부담을 주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자주 걸고 있는데,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해지면 소송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개정안은 언론사가 봉쇄소송을 각하할 수 있는 '중간판결'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도록 했지만 법원이 봉쇄소송 성립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언론계와 시민사회는 권력자가 허위·조작정보의 모호성을 악용해 권력 비판 보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보도 초기엔 허위처럼 보여도 결국 진실로 밝혀지는 사안도 많죠. 윤석열 정부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바이든 날리면'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들에 과징금을 매겼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문제의 발언을 했는지 법원에서 결론이 나지도 않았던 시점이었습니다. 이 재판은 지난 8월 외교부가 2심 소송을 취하하면서 끝났습니다. 이 법이 윤석열 정부 때 있었다면 이런 보도는 나오기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개정안은 이르면 내년 6월 말부터 시행될 전망입니다. 위헌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진보당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때문에 남은 입법 절차와 그 이후에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