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임명한 한 정무직 인사는 영문 이니셜로 불렸습니다. 정가에선 “어쩌다 공무원이 된 그가 오 시장을 쥐락펴락 한다더라. 위세가 하도 기세등등해 정치 지도자급에 통용되는 이니셜을 붙인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었죠. “부산시 정책이 7층(오 전 시장 집무실)이 아니라 8층(정무직 사무실)에서 결정된다. ‘상왕’이 있다”는 루머도 확산.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선 ‘광회대군’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부산시장이 2명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알고 계시느냐. 오거돈 (전) 시장보다 딱히 나은 상황이 아니다”고 포문을 엽니다. 또 “광회대군 알아요?”라고 묻습니다. 광회대군은 부산시 한 고위 공무원을 지칭한 표현. 오 전 시장 시절에 ‘정무직 상왕’이 있었다면 지금은 측근인 ‘늘공’이 대군으로 불릴 만큼 위세를 떨치고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됐습니다. “(부산시의) 조직력과 위계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알고 계시느냐”는 김 의원의 계속된 공세에 박 시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
국정감사가 끝나자 ‘김 의원이 왜 깐부(같은 편)인 박 시장을 공격했을까’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습니다. “내년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고려 중인 김 의원이 존재감을 부각한 것 아니겠느냐”는 평도 있더군요. 반면 더불어민주당 차기 부산시장 후보인 박재호 의원은 이날 박 시장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정책 질의에 집중. 박 시장 측은 “정책에 대한 지적은 수용한다”면서도 “(김 의원의 ‘광회대군’ 질문은) 박 시장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네요. 광회대군이라 불린 공무원은 해명 기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당했으니 가장 억울했을 겁니다. 봄바람 불던 올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났는데 찬바람과 함께 벌써 내년 선거전이 시작된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