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대통령의 인연

by 연산동 이자까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 유가읍으로 낙향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사저에 도착한 그는 “돌아보면 지난 5년은 무척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제가 많이 실망을 드렸음에도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웃음 지었습니다. “그때(정치에 입문했을 때)로 돌아가고 싶을 만큼 그 시절이 그립다”고도 하더군요.


박근혜.jpeg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최순실 수사팀장을 맡은 데 이어 ‘적폐 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해 박 전 대통령의 중형을 이끌어낸 주역. 2012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는 박근혜 정권과의 갈등을 폭로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을 남기기도. 그런 윤 당선인이 보수정당 간판을 달고 집권했습니다. 5년 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 촛불’의 열기에 올라타 청와대에 입성. 요즘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부터 한국은행 총재 인사까지 사사건건 충돌 중입니다. 인연의 실타래가 이렇게 복잡하고도 질길 수 있을까요.


문 대통령도 5월 경남 양산으로 돌아옵니다.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를 마치면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었죠. ‘뭐라노’ 취재팀이 한 달 전 양산 매곡동 사저를 찾았을 땐 “오신다는 소식 들었다. 너무 환영한다” “(문 대통령을 보러 오는) 방문객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달성군 사저에서 만난 관광객들도 “지금부터는 편안한 삶을 누리실 수 있길 기원한다” “건강 잘 지키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합니다. 문 대통령은 ‘늘 건강하십시오’라고 적힌 난을 박 전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윤 당선인인 5월 10일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도 퇴임한 대통령들이 국가를 위해 지혜를 모으면서 무엇보다 무탈하게 노후를 보내는 날이 올까요?

작가의 이전글누구를 위한 마천루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