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음(鯨飮)

by 연산동 이자까야

경음(鯨飮)은 술을 고래처럼 마신다는 뜻. ‘주 3회 이상’ ‘술자리 때마다 소주 5잔 이상’ 마시면 고위험 음주자로 분류됩니다. 세상살이 시름이 깊으면 쓴 소주도 달달한 법. 불경기 때 소주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코로나19로 뒤숭숭했던 지난해에는 음주율이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14일 공개한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음주율(최근 1년 중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비율)은 53.7%로 2019년 59.9%보다 6.2%포인트 감소.

술잔을 들고있는 사람들. 국제신문DB

‘술의 도시’ 부산 음주율도 2019년 61.9%에서 지난해 54.3%로 7.6%포인트 줄었습니다. 최근 10년(2012년~2021년)간 5번이나 월간 음주율 1위에 올랐던 부산은 지난해 9위를 기록. 허목 부산 남구보건소장은 “아직 모자란다. 더 줄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음주율 감소 원인은 사회적 거리두기. 질병관리청이 ‘일상생활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음주가 줄었다는 응답이 2020년 42.8%에서 지난해 43.4%로 소폭 증가. MZ세대의 본격적인 사회 진출이 음주율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단체 회식’보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문화니까요.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일상회복이 본격화하면 저녁 없는 삶이 부활할 것 같다” “선배 따라 새벽까지 술 마실 생각하니 괴롭다”는 글이 많다고 합니다. 반면 “삼겹살에 소주 회식이 그립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애주가들은 최근 소주와 맥주 출고가가 7~8% 오르자 탄식합니다.


술이 삶의 작은 기쁨이 되려면 절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래퍼 노엘(22·장용준)은 14일 항소했다고 합니다. 그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 의원 아들입니다. 과음은 누군가의 삶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 12일 부산에선 꽃다운 중학생이 음주운전자가 몰던 SUV에 치여 사망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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