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는 16일 발표한 경제 정책의 특징은 ‘감세’와 규제개혁. 법인세·보유세 인하와 제도 정비를 통해 민간경제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취지. 중대재해처벌법 형량도 낮춰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는 ‘불확실성’도 해소한다고 합니다.
이날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리고 부동산 세금은 20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 보유세를 내리면 부자에게 큰 혜택이 돌아갑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볼까요. 부산 해운대에 15억 원대 아파트(지난해 공시가) 한 채를 보유한 A 씨(연령·보유공제 50% 가정)는 지난해 종부합부동산세 92만 원을 납부했습니다.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이 18억5900만 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하면 A 씨의 종합부동산세 납부액은 257만 원입니다. 그런데 세법 개정안을 적용하면 69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2020년에 냈던 59만 원과 유사한 수준.
지난해 공시가 30억 원 주택을 가진 1세대 1주택자 B 씨(연령·보유공제 50% 가정)는 종합부동산세를 1005만 원 냈습니다. 올해는 공시가 상승(35억6300만원)에 따라 원래 1542만 원을 내야 하는데 바뀐 세법을 적용하면 638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2020년 744만 원과 비교하면 100만 원 가까이 세 부담이 감소. 과표가 높은 B 씨가 A 씨보다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되는 셈.
전문가들은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던 윤 대통령이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내놓자 고개를 갸웃합니다. 코로나19와 저출산·고령화로 정부 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데 세금을 깎아주면 재정에 빨간 불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감세로 기업이 투자에 나서고 일자리를 창출하면 성장 잠재력이 높아지고 세수 기반이 확대된다”고 설명하더군요. 새 정부 경제정책이 박근혜 정부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와 닮지 않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