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속실의 부활

by 연산동 이자까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봉하마을은 모두가 갈 수 있는 데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인을 동행하고 봉하마을을 방문한 데 따른 논란이 확산하자 입장을 내놓은 겁니다. 윤 대통령은 ‘지인’에 대해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라고 소개. 과거 영부인을 보좌했던 청와대 제2부속실이 폐지되자 김 여사가 지인 도움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날을 세웁니다. 대통령 경호처의 공식 경호와 의전을 제공받는 공식행사에 ‘지인’을 동행하는 게 맞냐고 따집니다. “지인이 비선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대통령 부속실이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출신 두 명을 채용한 데 대해서는 ‘사적 채용’이라고 비판. 제2부속실이 사실상 부활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윤 대통령은 “공식적인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 뭐…”라고 하더군요.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사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의 대외활동을 둘러싼 논란은 대선 과정에서 이미 예고됐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학력 위조 논란 기자회견에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내조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 김 여사가 두문불출한다면 제2부속실은 불필요. 반면 ‘영부인’ 위상에 걸맞는 활동을 한다면 일정과 메시지를 조율할 보좌진은 필수입니다. 공식활동을 하면서 지인 도움을 받는다면 ‘비선’ 논란은 확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당에서도 우려가 나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김 여사의 대외 행보에 대해 “적어도 사진이 (김 여사 팬카페를 통해) 유통되는 경로는 정리가 돼야 하지 않나”라며 “영부인 자격과 역할에 대해서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 이언주 전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제2부속실을 부활하는 게 좋겠다. 공식화하게 되면 불필요한 논란이 안 나온다”고 주장.


이 전 의원 말대로 윤 대통령이 공약 파기에 대해 사과하고 제2부속실을 부활하는 건 어떨까요. 영부인이 남편 ‘내조’만 하는 것도 유례가 없을 뿐더러 썩 보기 좋은 풍경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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