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안 한다

by 연산동 이자까야

국내 대학 졸업자가 지난해 24만1000명에 그쳤습니다. 코로나19가 닥치기 전인 2019년 28만5000명에 비해 15.4% 감소한 수치. 최근 10년 평균 졸업자(29만8000명)의 80%대에 불과합니다. 졸업자가 줄어든 이유는 경기 침체 때문. 감염병 확산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자 4학년들이 휴학하거나 졸업을 ‘유예’한 겁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 총학생회도 취업 한파를 견딜 수 있도록 졸업유예제를 도입하자고 건의.


실제로 팬데믹이 본격화됐던 2020년 대학 졸업자 고용률은 37.1%(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로 최근 10년 새 가장 저조했습니다. 지난해는 46.7%로 소폭 회복했으나 2016년 51.4%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습니다.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부산지역 화상면접(상담)관이 열렸다. 국제신문DB

민간기업 취업문이 좁아지자 공직사회 인기는 날로 증가. 한국고용정보원 박성재 전문위원의 연구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2015년 21만8000명에서 지난해 27만9000명으로 6년 새 6만1000명 증가. 전체 취업 시험 준비생의 33.7%에 달합니다. 박 위원은 “취업·창업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 인재까지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바람에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발생한다”고 지적. 공무원 시험도 만만치 않습니다. 박 위원이 3135명을 표본으로 특성을 분석했더니 합격자는 16.0%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무려 84%가 낙방의 고배를 마신 셈.


올해 채용시장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로이터통신이 14일 아시아 상위 1500대 기업의 1분기 이익을 분석했더니 지난해 1분기 대비 3.2% 감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금리 인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CNN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지배했던 정신이 ‘빠르게 움직이고 파괴하라’에서 ‘비용을 줄이고 살아남아라’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


청춘의 위기는 미래의 위기입니다. 그들이 제때 고용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처럼 계약직만 맴돌다 늙어갈 수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 모두 일자리 창출 능력 회복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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